정관貞觀 연간에 임읍국林邑國에서 흰 앵무새를 바쳤다. 〈앵무새는〉 천성적으로 말을 잘하고 지혜가 있으며 대답을 특히 잘하였는데, 자주 추위로 인한 고통을 말하였다. 태종은 이를 불쌍히 여겨 사신에게 맡겨 돌려보내 숲속에 놓아주라고 하였다.注+사使(사신)는 거성去聲이다. 영令(하여금)은 평성平聲이다.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살펴보건대, “정관貞觀 5년(631) 11월에 임읍국林邑國에서 오색앵무새를 바쳤는데, 위징魏徵이 받아서는 안 된다고 하자, 태종이 기뻐하면서 돌려보냈다.”라고 하였다.
注
내가 살펴보건대 《서경書經》 〈주서周書여오旅獒〉에 소공召公이 무왕武王에게 경계를 하는 말이 실려 있는데 “개나 말이 풍토에 맞지 않으면 기르지 마시고, 진귀한 새나 기이한 짐승도 나라에서 기르지 마십시오.” 라고 하였다.
그 후에 주 목왕周 穆王이 백랑白狼과 백록白鹿을 얻었으나, 황복荒服이 이로 인해 조회 오지 않았으니, 그 득실得失을 볼만하다. 태종이 임읍국林邑國에서 바친 흰 앵무새를 돌려보냈으니, 옛날 선철先哲의 가르침을 잘 따라서 후세에 저지를 과오의 거울이 될 만하다고 하겠다.
역주
역주1貞觀中……令還出於林藪 :
앵무새를 唐나라 서울 長安의 숲에 놓아준 것이 아니라, 新羅에서 바친 美女를 신라로 돌려보내면서 앵무새 역시 林邑國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資治通鑑》 太宗 貞觀 5년에 “新羅에서 美女 2人을 바쳤는데 魏徵이 받아서는 안 된다고 하자, 太宗이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林邑國의 앵무새도 오히려 스스로 말하여 추위가 고통스럽다고 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기를 생각하거늘, 하물며 두 여인이 멀리 친척을 이별한 것이야 말할 것이 있느냐.’라고 하고, 앵무새와 함께 각각 사신들에게 맡겨 되돌려 보냈다.[新羅獻美女二人 魏徵以爲不宜受 上喜曰 林邑鸚鵡猶能自言苦寒 思歸其國 況二女遠别親戚乎 并鸚鵡 各付使者而歸之]”라고 하였다. 그리고 ‘林藪’가 四庫全書 板本 《貞觀政要》에는 ‘林邑’으로 되어 있다.
역주2林邑國 :
南海의 옛 나라 이름으로 지금의 베트남 中南部 지역에 있었다. 192년(일설 137년)에 建國하였다.
역주3穆王得白狼白鹿 :
穆王이 犬戎을 정벌할 때, 祭公 謀父(모보)가 선왕들이 무력을 과시하지 않았다는 말로 간하였다. 그러나 목왕은 정벌을 강행하여 아무 소득 없이 흰 이리 네 마리와 흰 사슴 네 마리만 얻고 돌아왔고, 이로 인해 변경의 오랑캐가 귀순하지 않았으며 제후들끼리도 화목하지 않게 되었다. 《史略 권1 周》
역주4荒服 :
중국 고대에 王畿를 중심으로 하여 주위를 500리 단위로 다섯 구역으로 나누었는데, 荒服은 王畿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2,000리에서 2,500리 사이의 지역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