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定天下는 朕雖有其事나 守之失圖면 功業을 亦復難保니
秦始皇初亦平六國하여 據有四海러니 及末年에 不能善守하니 實可爲誡라
公等이 宜念公忘私니 則榮名高位가 可以克終其美하리라
功業旣彰에 德敎復洽하니 恒以此爲政하시면 宗社가 無由傾敗矣리이다
注
【集論】范氏祖禹曰 書曰 后克艱厥后하고 臣克艱厥臣이라하고 又曰 無輕民事하고 惟難이라하고
注
居安忘危之言은 始終弗渝하니 其憂治危明之心이 爲何如哉리오
정관貞觀 14년(640)에 태종太宗이 근신近臣에게 말하였다.
“천하를 평정한 것은 짐이 비록 그 일을 하였지만 그것을 지키는 데에 계책을 그르치면 공업功業을 또한 다시 보존하기 어렵소.
진 시황秦 始皇이 처음에 또한 육국六國을 평정하여 천하를 소유하였는데 말년末年에 잘 지키지 못하였으니 진실로 경계할 만한 것이오.
공들은 마땅히 공적인 것을 생각하고 사적인 것은 잊어야 하니 그리하면 영화로운 명예와 높은 지위가 그 아름다움을 잘 마칠 수 있을 것이오.”
위징魏徵이 대답하였다. “신이 들으니 ‘싸워서 승리하기는 쉬우나
注+역易(쉽다)는 이以와 시豉의 반절이다. 지켜서 승리하기는 어렵다.’라고 합니다.
폐하께서는 깊이 생각하시고 멀리 생각하셔서 편안할 때에도 위태함을 잊지 마소서.
공업功業이 이미 밝게 드러났고 덕교德敎도 젖어들었으니, 항상 이것으로 정사를 하시면 종사宗社가 기울어 패망할 리가 없을 것입니다.”
注
범조우范祖禹가 말하였다. “《서경書經》 〈우서虞書 대우모大禹謨〉에 말하기를 ‘임금이 임금 됨을 어렵게 여기고 신하가 신하됨을 어렵게 여겨야 한다.’라고 하고, 또 《서경書經》 〈상서商書 태갑太甲〉에 ‘백성의 일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그 어려움을 생각한다.’라고 하고,
공자孔子는 말하기를, ‘임금 노릇 하기가 어렵다.’라고 하니, 어려운 것을 알고 난 이후에 잘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전傳(옛 책)에 ‘임금 노릇 하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면 그 어려움이 장차 이르게 될 것이고, 임금 노릇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그 쉬움이 장차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태종太宗이 제위帝位를 지키는 어려움을 알았으니 그 까닭에 끝맺음을 잘할 수 있었다.”
注
내가 살펴보건대 위징魏徵이 태종에게 세 번 천하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말하였다.
편안할 때에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말은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으니 그 치세에 근심하고 밝을 때에 위태로워하는 마음이 어떠한가.
《孟子》 〈이루離婁 상上〉에 “자기 임금에게 어려운 일을 하도록 권하는 것을 공손이라 한다.”라고 하였으니, 위징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