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내가 살펴보건대, 《대학大學》에 맹헌자孟獻子의 말을 인용하기를 “거두어 모으는 신하를 두기보다는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는 것이 더 낫다.” 라고 하니 군자는 차라리 자신의 재물을 없앨지라도 백성의 힘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차마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만복陳萬福이 법을 어기고 역의 객사에서 밀기울을 뺏은 것은 백성에게서 뺏은 것이 아니지만 도적질하는 신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태종太宗이 밀기울을 내려주어 스스로 지고 가도록 하여 그 마음에 부끄러움을 알게 하였지만 죄를 더하지는 않았으니, 너그럽고 어질다고 말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