貞觀十七年
에 太宗
이 謂侍臣曰 傳
에 稱
去食存信注+① 傳稱去食存信:傳, 去聲. 去, 上聲.이라하고
孔子曰 人無信不立
注+② 稱去食存信……人無信不立:竝孔子答子貢之辭.이라하니
昔
에 項羽
가 旣入咸陽
하여 已制天下
할새 向能力行仁信
이면 誰奪耶
注+③ 昔項羽旣入咸陽……誰奪耶:項羽引兵屠咸陽, 殺秦降王子嬰, 燒秦宮室, 收其貨寶婦女而東, 秦民大失望.아
房玄齡이 對曰 仁義禮智信을 謂之五常이니 廢一不可라
能勤行之
하면 甚有裨益
이니 殷紂
는 狎侮五常
이어늘 武王
이 奪之
注+④ 殷紂狎侮五常 武王奪之:周書, 武王誓師之言曰 “今商王受, 狎侮五常.”하고 項氏
는 以無信
으로 爲漢高祖所奪
이니 誠如聖旨
니이다
注
其意가 雖甚正이나 惜其剖析未明하니 使武帝知若何而爲仁하고 若何而爲義며 其修飾之方에 又孰先孰後也니 可爲仲舒惜이라하니라
今觀太宗이 猶能以去食存信語群臣하고 而玄齡之對謂五常廢一不可하니 誠是已어니와
儻能一一而明辨之
하여 使太宗知
케하면 不亦善乎
아 愚
가 於是
에 復爲玄齡惜
하노라
정관貞觀 17년(643)에
태종太宗이
근신近臣에게 말하였다. “
전傳(옛 책)에 ‘먹을 것을 버리고 신의를 보존해야 한다.’고 하고
注+전傳(기록)은 거성去聲이며, 거去(제거하다, 버리다)는 상성上聲이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서지 못한다.’라고 했소.
注+〈‘거식존신去食存信’과 ‘인무신불립人無信不立’은〉 모두 공자孔子가 자공子貢에게 답한 말이다.
옛날
항우項羽가
함양咸陽에 들어가서 이미 천하를 제어했을 때에 만일 어짊과 신의를 힘써 시행했다면 누가 천하를 빼앗을 수 있었겠소.”
注+항우項羽가 병사를 이끌고 함양咸陽을 도륙하고, 진秦나라의 항복한 왕 자영子嬰을 죽이고 진秦나라의 궁궐을 불태우고 나서 재화와 부녀자들을 모두 몰수하여 동쪽 초楚나라로 가자, 진秦나라 백성들이 크게 실망했다.
방현령房玄齡이 대답하였다.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을 오상五常이라 하니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됩니다.
이를 힘써 실행한다면 큰 보탬이 있을 것인데,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오상五常을 업신여기자
무왕武王이 천하를 빼앗았고
注+《서경書經》 〈주서周書 태서泰誓〉의 무왕武王이 군사들과 서약을 맺으며 한 말에, “지금 상왕商王 수受가 오상五常을 조롱하고 무시한다.”라고 했다., 항우가 신의가 없으므로 인해
한 고조漢 高祖에게 천하를 빼앗겼으니, 이는 진정 성상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注
내가 살펴보건대, 동자董子(동중서董仲舒)가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은 오상五常의 도이니 왕 노릇 하는 자가 마땅히 닦고 꾸며야 한다.” 라고 했는데, 선유先儒가 “이 말은 한 무제漢 武帝가 ‘무엇을 닦고 무엇을 꾸며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의하여 말한 것이다.
그 뜻이 대단히 바른 것이긴 하지만 분석하여 밝히지 못한 것이 애석하다. 한 무제漢 武帝에게 어떻게 인을 행하고 어떻게 의를 행하며, 닦고 꾸미는 방법에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지를 알게 해야 했으니, 이것이 동중서에게 아쉽다.” 라고 했다.
지금 오히려 태종이 먹을 것을 버리고 신의를 보존해야 한다는 것으로 뭇 신하들에게 이야기하자, 방현령房玄齡이 ‘오상五常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된다.’라고 대답하였으니, 진실로 옳다.
하지만 하나하나 명확히 분석해서 태종에게 사람의 성性과 정情, 마음의 체體와 용用은 본연히 완전히 갖추고 있으면서 제각기 조리條理가 있으니 반드시 돌이켜 구하고 마음속으로 인식해서 확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했다면 또한 훌륭하지 않았겠는가. 나는 이 점에서 다시 방현령에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