貞觀十二年
에 疎勒朱俱波甘棠
注+① 疎勒朱俱波甘棠:皆西域國名. 疎勒, 距長安九千里餘, 王姓裴氏. 朱俱波, 在葱嶺之西. 甘棠, 在大海南.이 遣使貢方物
注+② 遣使貢方物:使, 去聲, 後同.이어늘 太宗謂群臣曰 向使中國不安
이면 日南
注+③ 日南:南蠻國, 在安南之外.西域朝貢使
가 亦何緣而至
며 朕何德以堪之
리오
覩此
에 翻懷危懼
하노니 近代平一天下
하여 拓定邊方者
注+④ 拓定邊方者:拓, 音托.는 惟秦皇漢武
로되 하고 漢武驕奢
하여 國祚幾絶
注+⑤ 國祚幾絶:幾, 平聲.하니
朕提
하여 以定四海
하여 하고 億兆乂安
하니 自謂不減二主也
나 然
하니 由是每自懼危亡
하여 必不敢懈怠
라
惟籍公等直言正諫
하여 以相匡弼
하노니 若惟揚美隐惡
하여 共進諛言
이면 則國之危亡
을 可立而待也
注+⑥ 貞觀十二年……可立而待也:按通鑑係貞觀九年十二月.라
注
【集論】唐氏仲友曰 太宗因四夷之賓하여 而以秦皇漢武自儆하여 求輔弼之言하니 此忠言可進之機어늘 惜哉라 玄齡無杜漸之言하여 俾進乎帝王保治之道也여
注
愚按 昔武王克商에 西旅底貢厥獒어늘 太保作旅獒하여 用訓于王하여 而致愼德之戒라
夫以武王之聖으로도 而召公所以警戒之者如此하니 後之人主가 可不深思而加念之哉아
而當時大臣
이 雖不聞有如太保作書之訓
이나 然自懷危亡
하여 不敢懈怠
하여 有合於
之言
하니 庶幾乎帝王保治之道矣
라
정관貞觀 12년(638)에
소륵국疎勒國,
주구파국朱俱波國,
감당국甘棠國에서
注+〈소륵疎勒, 주구파朱俱波, 감당甘棠은〉 모두 서역의 나라 이름이다. 소륵疎勒은 장안長安과의 거리가 9천여 리이며, 왕의 성姓은 배씨裴氏이다. 주구파朱俱波는 총령葱嶺의 서쪽에 있다. 감당甘棠은 대해大海의 남쪽에 있다. 사신을 보내어 토산품을 바치자
注+사使(사신)는 거성去聲이다. 뒤에도 같다.,
태종太宗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가령 중국이 불안하다고 할 것 같으면,
일남日南이나
注+〈일남日南은〉 남만국南蠻國으로, 안남安南의 밖에 있다. 서역西域의
조공사朝貢使가 또한 무엇 때문에 오겠으며, 짐이 무슨 덕으로 감당하겠소.
이것을 보니 두려운 마음이 번득 일어나오. 근대에 천하를 평정하고 변방을 개척한 자는
注+탁拓(개척하다)은 음音이 탁托이다. 오직
진 시황秦 始皇과
한 무제漢 武帝뿐인데, 진 시황은 폭정을 일삼다가 자식 대에 이르러 망하였고, 한 무제는 교만 사치하여
국운國運이 거의 끊어졌소.
注+기幾(거의)는 평성平聲이다.
짐이 삼척三尺의 검劍을 들어 천하를 평정하여 먼 곳의 오랑캐들이 복종하고 백성들이 안정되었으니, 두 군주(진 시황과 한 무제)에 뒤지지 않다고 생각하오. 그러나 두 군주의 말로는 스스로를 보존하지 못했으니, 이 때문에 항상 국가가 위태로워지고 멸망할까 두려워 기필코 감히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오.
공들의
직언直言과 정직한
간언諫言에 의지하여 서로 바르게 하고 도와야 할 것이니, 만일 좋은 면만 칭찬하고 나쁜 면을 감추며, 모두 아첨하는 말만 올린다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멸망하는 상황을 금방 맞게 될 것이오.”
注+살펴보건대 《자치통감資治通鑑》 정관貞觀 9년 12월 조에 실려 있다.
注
당중우唐仲友가 말하였다. “태종이 사이四夷에서 오는 빈객賓客으로 인하여 진 시황秦 始皇과 한 무제漢 武帝를 들어 스스로를 경계하여 보필하는 이들의 말을 구하였다. 이때가 충언忠言을 진언할 수 있는 기회인데, 방현령房玄齡이 조짐을 막는 말을 안 해서 제왕이 다스림을 지키는 도에 나아가지 못하게 한 것이 애석하다.”
注
내가 살펴보건대 옛날에 주 무왕周 武王이 상商나라를 정벌하였을 때에 서려西旅에서 큰 개를 공물로 바치자, 태보太保(소공召公)가 〈여오旅獒〉편을 지어서 무왕에게 훈계하는 글을 올려 덕德을 삼가는 경계를 이루었다.
훌륭했던 무왕조차도 소공召公이 이처럼 경계하는 말을 올렸으니, 후세의 군주가 깊이 생각하여 더욱 유념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태종이 사이四夷에서 오는 빈객賓客으로 인하여 진 시황秦 始皇과 한 무제漢 武帝의 예를 들어 스스로를 경계하고 간언을 구하였는데,
당시의 대신大臣이 비록 태보가 지었던 〈여오〉와 같은 훈계의 글을 올렸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으나, 스스로 위태로워질까 염려하여 감히 게을리 행동하지 않아 밤낮으로 혹시라도 부지런하지 않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말에 부합함이 있었으니, 제왕이 다스림을 지키는 도道에 가깝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