注
내가 살펴보건대, 태사공太史公이 이르기를, “음양가陰陽家는 사람을 구속해서 두려움이 많게 한다.” 라고 했다. 후대로 올수록 그 설이 더욱더 길어지고 그 술법이 더욱더 많아져서 구속과 두려움이 더욱 심해지니, 사람들에게 이를 멀리하고 끊게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일찍이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9년에 “자子와 묘卯가 들어 있는 날을 질일疾日(나쁜 날)이라 하여 임금이 연회를 열지 않는다.” 라고 한 말을 살펴보면 예로부터 이러한 설이 있었으니, 이것은 또 무엇인가. 자일子日과 묘일卯日에 즐기지 않은 것은 진일辰日에 곡을 하지 않은 것과 같은 것이다.
태종太宗이 진일辰日에 장공근張公謹에게 곡을 했으니 이는 진실로 시속時俗의 미혹함을 혁파한 것이었는데, 천하 사람 중에 심지어 진일辰日에 부모에게 곡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하늘 같은 아버지와 땅 같은 어머니가 떠났다면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고 땅을 두드리며 울부짖어 마지않아야 하는데 진일辰日이라 하여 곡하지 않으니 이러한 마음은 과연 어째서인가.
태종太宗이 주州와 현縣으로 하여금 계도해서 모두 예법으로 바로잡게 한 것은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음양설陰陽說의 폐해가 어찌 진일辰日에 곡하지 않은 것뿐이겠는가.
풍속을 손상시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나고 혼란시킨 것이 더욱더 많은데, 위에 있는 사람이 덕德으로 인도하고 예禮로 바로잡는다면 다소 고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