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宗帝範曰注+① 太宗帝範曰:貞觀二十二年正月, 太宗作帝範十二篇, 以賜太子, 曰君體‧建親‧求賢‧審官‧納諫‧去讒‧戒盈‧崇儉‧賞罰‧務農‧閱武‧崇文. 夫
注+② 夫:音扶.兵甲者
는 國家凶器也
라 土地雖廣
이라도 好
注+③ 好:去聲.戰則人凋
하고 하나니
凋非保全之術
이요 殆非擬寇之方
이니 不可以全除
요 不可以常用
이라 故
라
是以勾踐軾蛙
에 卒成霸業
注+④ 是以勾踐軾蛙 卒成霸業:勾踐, 越王名. 越王旣爲吳所敗, 修德治兵, 謀雪吳恥. 見蛙, 下車拜之, 左右怪問, 越王曰 “彼亦有氣者.”하고 徐偃棄武
에 終以喪邦
注+⑤ 徐偃棄武 終以喪邦:徐, 夷國, 子爵, 僣稱偃王, 周穆王聞之, 令楚伐徐. 徐子曰 “吾賴於文德, 而不明武備, 故至於此.”하니 何也
오 越習其威
하고 徐忘其備也
일새라
孔子曰 以不敎人戰
을 是謂棄之
注+⑥ 孔子曰……是謂棄之:論語之辭.라하시니 故知弧矢之威以利天下
注+⑦ 故知弧矢之威以利天下:易大傳曰 “弧矢之利, 以威天下.”하니 此用兵之職也
라
注
【集論】愚按 書稱放牛歸馬라하고 詩言戢戈櫜弓이라하니 甚矣라 兵非聖人之所尙也여
然嘗觀周公作周禮
하여 極言
之制
하고 詳陳
之儀
하며 至於斬牲徇陳
하여 凜乎如大敵之臨焉
하니 是兵亦非聖人之所廢也
라
善乎라 太宗之言曰 凋非保全之術이요 殆非擬寇之方이니 兵不可以全除요 亦不可以常用이라하니 聖人復起라도 不易斯言矣리라
태종太宗이 지은 《
제범帝範》에 말하였다.
注+정관貞觀 22년(648) 정월에 태종太宗이 《제범帝範》 12편을 만들어 태자에게 하사하니, 〈군체君體〉, 〈건친建親〉, 〈구현求賢〉, 〈심관審官〉, 〈납간納諫〉, 〈거참去讒〉, 〈계영戒盈〉, 〈숭검崇儉〉, 〈상벌賞罰〉, 〈무농務農〉, 〈열무閱武〉, 〈숭문崇文〉이다. “무기와
注+〈부夫(대저)는〉 음音이 부扶이다. 갑옷은 나라의
흉기凶器이다. 영토가 비록 넓다고 하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注+〈호好(좋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백성들이 피폐해지고, 중원이 비록 평안하다 하더라도 전투를 잊는다면 백성들이 위태로워지는 법이다.
백성들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온전하게 보전하는 방법이 아니며, 백성들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적들을 헤아리는 방도가 아니기에, 전혀 쓰지 않을 수도 없고 늘 쓸 수도 없다. 그러므로 농한기農閑期에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전술을 익히는 것이며, 3년 동안 군대를 조련하는 것은 등급을 구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천勾踐은 수레에서 개구리를 향해 예를 표하여 결국
패업霸業을 달성하였고
注+구천勾踐은 월왕越王의 이름이다. 월왕越王이 오吳나라에 패배하고 난 후에 덕을 닦고 병력을 양성하여 오나라에게 받은 치욕을 설욕하기를 도모하였다. 〈노기怒氣가 있는〉 개구리를 보고 수레에서 내려 절을 하였는데, 좌우에서 괴상하게 여겨 묻자, 월왕이 말하기를 “저 〈개구리〉 역시 기개가 있다.”라고 하였다.,
서 언왕徐 偃王은 병력 양성에 힘쓰지 않아 결국 나라를 잃었으니
注+서徐나라는 오랑캐 나라로 자작子爵인데도 언왕偃王이라고 참칭하자 주 목왕周 穆王이 그 말을 듣고 초楚나라로 하여금 서나라를 토벌하도록 하였는데, 서자徐子가 말하기를 “나는 문덕文德에 의지하였지, 군사의 대비에 밝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이다.”라고 하였다., 무엇 때문인가?
월越나라 구천은 군대의 전술을 익혔고,
서 언왕徐 偃王은 군사 방비를 잊었기 때문이다.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훈련되지 않은 병사들을 동원하여 전쟁을 하는 것은 그들을 버리는 것이다.’라고
注+《논어論語》 〈자로子路〉의 말이다. 하였다. 그러므로 활과 화살의 위력으로 천하를 이롭게 하는 것을 알 수 있으니
注+《역대전易大傳》(〈계사전繫辭傳〉)에 이르기를 “활과 화살의 이로움으로 천하를 제압한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용병用兵의 일이다.”
注
내가 살펴보건대, 《서경書經》 〈주서周書 무성武成〉에 “소를 풀어주고 말을 돌려보낸다.” 라고 하였고, 《시경詩經》 〈주송周頌 시매時邁〉에 “창을 거두고 활을 활집에 넣는다.” 라고 하였으니, 심하구나, 병기兵器를 성인이 숭상하지 않음이여!
그러나 일찍이 살펴보건대 주공周公이 《주례周禮》를 만들어 사수師帥, 여수旅帥, 졸장卒長, 오장伍長의 제도를 상세히 말하였고, 진려振旅, 발사茇舍, 치병治兵, 대열大閱의 의식을 자세히 말하였으며, 심지어 희생을 베고 진영을 순시하여 큰 적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늠름하였으니, 이 병기 역시 성인이 폐기한 것이 아니다.
훌륭하구나! 태종이 말하기를 “백성들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온전하게 보전하는 방법이 아니며, 백성들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적들을 헤아리는 방도가 아니기에, 병기를 전혀 쓰지 않을 수도 없고, 역시 늘 쓸 수도 없다.” 라고 하였으니, 성인이 다시 태어나도 이 말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