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강직剛直하지도 의지가 굳세지도 못하고 사람을 만나면 번번이 그 사람의 취향趣向을 탐지해 아첨해 영합迎合함을 이르니, 이것이 덕德을 해치는 것이라는 말이다.
疏
경經의 [子曰 鄉原 德之賊也]
○정의왈正義曰 : 이 장章은 당시 사람들이 시비를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남의 생각을 따르는 것[詭隨]을 미워한 것이다.
옛 해석에 두 가지 설說이 있는데, 주생렬周生烈은 “이르는 고장마다 그곳 사람들의 생각을 탐지해, 자기도 그런 생각을 〈가진 것처럼 가장하여〉 그곳 사람들을 대하니, 이는 덕德을 해치고 어지럽힘이다.”라고 하고, 하안何晏은 “일설一說에 향鄉은 향向함이라고 하였으니, 〈향鄉과 향向이〉 고자古字에는 같았다.
사람이 강직剛直하지도 의지가 굳세지도 못하여 사람을 만나면 번번이 그 사람의 취향趣向을 탐지해 아첨해 영합迎合함을 이르니, 이것이 덕德을 해치는 것이라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역주
역주1[己] :
저본에는 ‘己’字가 없으나, “皇本에는 ‘意’ 위에 ‘己’자가 있다.”라고 한 阮元의 校勘記에 의거하여 보충하였다.
역주2周曰……言此所以賊德 :
이 注說에 대해, 兪樾은 牽强附會라고 辨駁하였다. “周生烈의 注는 당치도 않은 말을 끌어다가 그럴듯하게 만든 것[迂曲]이니, 결코 經의 뜻이 아니고, 何晏의 說도 《孟子》의 ‘한 고장 사람들이 모두 原人이라 칭한다.’고 한 說과 맞지 않으니 그 뜻이 더욱 옳지 않다. ‘原’은 ‘傆’이 되어야 한다. 《說文解字》 〈人部〉에 ‘傆은 黠(교활함)이다.’라고 하였으니, 鄕傆은 한 고장 안의 傆黠(교활함)한 사람이다. 《孟子》에 鄕原을 설명하기를 ‘비난하려 해도 擧論할 것이 없고, 꼬집으려 해도 꼬집을 것이 없으며, 유행하는 세속에 동조하고 더러운 세태에 영합하여, 處身이 忠厚하고 信實한 것 같으며 행실이 청렴하고 高潔한 것 같다.’고 하였으니, 그 사람이 巧黠함을 알 수 있다. 孔子께서 鄕原이 德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하신 것은 대개 ‘교묘한 말이 덕을 어지럽힘(巧言亂德)’을 〈미워하신〉 뜻인 듯하다.[周注迂曲 必非經旨 如何晏說 則與孟子一鄕皆稱原人之說不合 其義更非矣 原 當爲傆 說文人部 傆 黠也 鄕傆者 一鄕中傆黠之人也 孟子說鄕原曰 非之無舉也 刺之無刺也 同乎流俗 合乎污世 居之似忠信 行之似廉絜 則其人之巧黠可知 孔子恐其亂德 葢卽巧言亂德之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