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勝宜陽, 不恤楚交, 忿也. 驕忿非伯主之業也.
何以知其然? 昔智伯瑤殘范‧中行, 圍逼晉陽, 卒爲三家笑;
吳王夫差
, 勝齊於艾陵, 爲黃池之遇, 無禮於宋, 遂與勾踐禽, 死於
;
伐楚勝齊, 制趙‧韓之兵, 驅十二諸侯, 以朝天子於孟津, 後子死,
.
今王破宜陽, 殘
, 而使天下之士不敢言; 雍天下之國, 徙兩周之疆, 而世主
;
王若能爲此尾, 則三王不足四, 五伯不足六. 王若不能爲此尾, 而有後患, 則臣恐諸侯之君,
, 以王爲
也.
今大王皆有驕色, 以臣之心觀之, 天下之事, 依世主之心, 非楚受兵, 必秦也.
何以知其然也? 秦人援魏以拒楚, 楚人援韓以拒秦,
四國之兵敵, 而未能復戰也. 齊‧宋在繩墨之外以爲權, 故曰先得齊‧宋者伐秦.
秦先得齊‧宋, 則韓氏鑠; 韓氏鑠, 則楚孤而受兵也;
楚先得齊, 則魏氏鑠; 魏氏鑠, 則秦孤而受兵矣.
“저는 대왕께서 제齊나라를 가볍게 여기고 초楚나라를 쉽게 생각하며 한韓나라를 짐승 취급하는 것이 못내 의혹됩니다.
저는 듣건대 왕자王者는 싸움에 이겨도 교만하지 아니하고, 패자伯者는 맹주盟主가 되어도 원망을 사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기고도 교만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 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고, 맹주가 되고도 원망을 사지 않기 때문에 이웃 나라가 복종해 오는 것입니다.
지금 대왕께서 위魏나라‧조趙나라에게는 은덕을 널리 베풀면서 제齊나라를 경홀輕忽히 여기는 것은 교만입니다.
의양宜陽 싸움에서 이긴 후, 그때 우방이던 초楚나라와의 외교를 돌보지 않으신 것이 곧 원망을 사는 일인데, 이 교만과 원망은 패주伯主가 할 일이 아닙니다.
제가 대왕을 위해서 생각해 보아도 잘못이라고 여겨집니다.
《시경詩經》에 ‘처음에는 잘하려 하지 않은 이가 없으나 끝까지 잘하는 이는 드물다[靡不有初 鮮克有終]’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선왕先王들께서 중하게 여긴 바는 시작과 끝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줄 아느냐 하면 옛날 지백智伯 요瑤가 범씨范氏‧중항씨中行氏를 잔멸殘滅시킨 후에 〈조趙 양자襄子를〉 진양晉陽에서 포위 압박하다가 마침내 삼가三家의 비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또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월왕越王 구천勾踐을 몰아 회계산會稽山에서 살게 하고, 애릉艾陵에서 제齊나라를 크게 이기고는 황지黃池에서 회맹會盟할 때 송宋나라에 무례하게 굴다가 마침내 월왕 구천에게 사로잡혀 간수干隧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양왕梁王(魏 혜왕惠王)이 초楚나라‧제齊나라를 쳐 이기고, 조趙나라‧한韓나라의 군대를 제압한 후, 열두 제후를 몰고 맹진孟津에서 천자天子를 알현하였으나 후에 태자는 죽고 자신은 포관布冠으로 제齊나라에 구류당하고 말았습니다.
이 셋은 공이 없는 게 아니나 다만 시작은 잘하였으나 끝을 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런 종말을 맞은 것입니다.
지금 대왕은 의양宜陽을 깨뜨리고 삼천三川을 잔폐시켜 천하天下의 선비들로 하여금 감히 말을 하지 못하게 하시고, 천하 영토를 끌어안아 차지하고 양주兩周의 땅을 옮겨 놓아 제후들이 감히 양후陽侯의 요새를 엿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황조黃棗 땅을 취하자 한韓나라‧초楚나라의 군사들이 진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만약 마무리를 잘하신다면 삼왕三王을 사왕四王으로 해도 부족하고, 오패五伯를 육백六伯로 해도 부족하다 하겠지만 만약 왕께서 마무리를 잘하지 못하여 후환이 생긴다면, 저로서는 제후의 임금들과 하河‧제濟 근처의 선비들이 대왕을 옛날 오왕吳王 부차夫差나 지백智伯 요瑤처럼 만들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시경詩經》에 ‘1백 리를 가는 사람은 90리를 가서도 절반 왔다고 여기라[行百里者 半於九十]’라고 하였으니, 이는 마지막 마무리가 어려움을 말한 것입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교만한 표정을 짓고 계시는데, 제 마음으로 보건대 천하의 일은 제후들의 마음에 따라 초楚나라 아니면 진秦나라가 반드시 병화兵禍를 입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떻게 그럴 줄 아는가 하면 진秦나라가 위魏나라를 원조하면서 초나라를 거절하면, 초나라는 한韓나라를 도와 진나라에 대항할 것입니다.
이 네 나라의 군사는 서로 비슷하여 다시 싸울 수 없는데, 그렇게 되면 제齊나라나 송宋나라는 규획規劃할 수 없는 권한을 누리게 되므로 먼저 제나라‧송나라를 끌어들이는 나라가 진나라를 쳐들어올 것입니다.
그러나 진나라가 먼저 제나라‧송나라를 끌어들이면 한나라가 사그라지고, 한나라가 사그라지면 초나라가 고립되어 병화兵禍를 입을 것입니다.
초나라가 먼저 제나라를 끌어들이면 위나라가 사그라지고, 위나라가 사그라지면 진나라가 고립되어 병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런 계략에 따라 실행된다면 진나라‧초나라 두 나라는 틀림없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