儀不能與從事, 願王逐之. 卽復之楚, 願王殺之.”
客曰:‘長者詈汝, 少者和汝, 汝何爲取長者?’ 曰:‘居彼人之所, 則欲其許我也.
軫爲人臣, 而常以國輸楚王, 王必不留臣, 昭陽將不與臣從事矣.
寡人遂無奈何也. 寡人因問曰:‘子必之楚也, 則儀之言果信矣!’ 軫曰:‘非獨儀之言也,
昔者, 子胥忠其君, 天下皆欲以爲臣, 孝己愛其親, 天下皆欲以爲子.
故賣僕妾不出里巷而取者, 良僕妾也; 出婦嫁於鄕里者, 善婦也.
진진陳軫이 초楚나라를 버리고 진秦나라로 갔다.
“진진陳軫은 대왕의 신하이면서 항상 초楚나라에 이 나라 정보를 팔아먹고 있습니다.
저는 그와 함께 일할 수가 없으니, 대왕께서는 그를 쫓아내시고, 만약 그가 다시 초나라로 가거든 죽여 버리시기 바랍니다.”
“장의는 자네가 초楚나라로 간다 하였고, 나 또한 그대가 초나라로 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소.
“저는 이 나라를 떠나면 반드시 일부러라도 초나라로 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임금과 장의의 책략에 순응하여 제가 과연 초나라로 다시 가도 괜찮은 인물인지의 여부를 밝혀 드리겠습니다.
초나라에 어떤 사람이 아내 두 사람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큰 부인을 유혹하다가 꾸지람만 듣고 말았습니다.
어린 부인을 유혹하였더니 그 어린 부인이 응해 왔는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두 여자의 남편이 죽었습니다.
객客이 그 어떤 사람에게 ‘자네가 장가를 든다면 그 큰 부인을 취하겠나?
아니면 어린 부인을 취하겠나?’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큰 부인을 취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큰 부인은 너를 꾸짖었고, 어린 부인은 순순히 너를 따랐는데 너는 어찌하여 큰 부인을 아내로 취하려는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그가 다른 사람의 부인일 때 나는 당연히 그가 내 요구대로 들어주기를 원하였소.
그러나 이제 내 아내가 된다면 나를 위해 다른 사람을 꾸짖기를 바라는 것이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초왕楚王은 현명한 군주이고 소양昭陽은 훌륭한 재상입니다.
그런데 제가 초나라에 가서 그 밑에서 벼슬하면서 자꾸 진나라의 정보를 말해 주었다면 초왕은 나를 믿고 머물게 하지 않았을 것이며, 소양昭陽도 나와 함께 일하고자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것으로도 제가 다시 초나라로 갈 수 있는지 여부가 증명된 것입니다.”
진진이 나가자 장의가 들어와서 왕에게 여쭈었다.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저는 반드시 초나라로 가겠습니다’라고 하였소.
내가 어쩔 수 없어 ‘그대가 정말로 초나라로 간다면 장의의 말이 사실이 되오’라고 하였더니, 그는 ‘유독 장의만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옛날 오자서伍子胥가 왕에게 충성을 다하자 왕들이 그러한 자를 신하로 삼고 싶어 하였고, 효기孝己가 그 부모를 잘 받들자 천하의 부모 된 자가 모두 그러한 이를 아들로 삼고 싶어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팔리는 복첩僕妾이 그 마을은 벗어나지 않고 사 줄 사람이 있으면 양첩良妾이기 때문이요, 쫓겨난 여자가 같은 향리鄕里에서 다시 시집갈 수 있으면 선부善婦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진왕에게 불충하였다면 초왕인들 저를 받아 주겠습니까?
충성하다가 오히려 버림을 받았으니 제가 초나라로 가지 아니하면 어디로 가겠습니까?’라고 했소.”
왕은 진진의 말을 그럴 듯하게 여겨 그를 잘 대우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