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사질史疾이 한韓나라를 위하여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가다
사질史疾이 한韓나라를 위하여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가니, 초왕楚王(고열왕考烈王)이 물었다.
“ ‘정正’ 자字 하나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습니까?”
“우리 초나라에는 도적이 많은데, 정正으로 도적도 막을 수 있습니까?”
“정正으로 도적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오?”
“대왕께 여쭙겠는데 초나라 사람들은 이 새를 무엇이라 부릅니까?”
“지금 대왕의 나라에는 주국柱國‧영윤令尹‧사마司馬‧전령典令 등의 관직을 두고 있어 그 임무를 수행합니다.
반드시 청렴 결백하며 그 일을 해낼 능력이 있는 자들이라고 말씀하시겠지요.
그런데 지금 도둑들이 공공연히 횡행하는 데도 이를 막지 못합니다.
이는 까마귀를 까마귀라 하지 않고 까치를 까치라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