齊以破燕, 田單之立疑, 齊國之衆, 皆以田單爲自立也.
田單見其寒, 欲使後車分衣, 無可以分者, 單解裘而衣之.
王嘉單之善, 下令曰:‘寡人憂民之饑也, 單收而食之; 寡人憂民之寒也, 單解裘而衣之;
연燕나라가 제齊나라를 공격하여 제齊나라가 패배하였다.
민왕閔王이 거莒로 도망하였는데 요치淖齒가 시살弑殺하였다.
전단田單이 즉묵성卽墨城을 지켜 연燕나라 군대를 격파시키고 제나라의 폐허가 된 도성을 회복하였다.
양왕襄王은 이때 태자로서 신분을 감추고 민간에 있었다.
제齊나라 군사가 연燕나라 군사를 쳐 이기자 제나라 사람들은 모두 전단이 자립해서 왕이 되리라고 의심하였다.
어느 날 치수菑水를 지나는데 한 노인이 물을 건너고는 추위를 이기지 못해 벌벌 떨며 걷지 못하고 모래밭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전단은 그가 추워하는 모습을 보고 뒤따르는 수행원에게 옷을 벗어 입혀 주려고 하였지만, 나누어 줄 만한 옷이 없자 전단이 자기 갖옷을 벗어 입혀 주었다.
“전단이 이런 은혜를 베푸는 것은 우리 나라를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말을 마치고 좌우를 둘러보았으나 들은 사람이 없는 듯하였다.
마침 섬돌 아래에 관주貫珠라는 자가 있으므로, 양왕은 그를 불러 물어보았다.
“대왕께선 이 일을 오히려 임금 자신의 선행善行으로 삼느니만 못합니다.
왕께서 전단의 선행善行을 칭찬하셔서 영 내리기를 ‘과인이 백성의 주림을 걱정하자 전단이 이를 거두어 먹여 주고, 과인이 백성의 추위를 걱정하자 전단이 스스로 갖옷을 벗어 입혀 주고 있다.
과인이 백성을 근심하여 위로하면 전단 역시 걱정하니, 과인의 뜻에 맞는다’라고 하십시오.
이렇게 하시면 전단의 선행善行을 왕께서 아름답게 여기시는 것이 되며 전단의 선행을 선하다고 여기시는 것은 대왕의 선행이 됩니다.”
그리고는 이에 왕은 전단에게 소를 잡고 술을 내려 그 선행을 칭찬해 주었다.
며칠 후 관주가 다시 왕을 뵙겠다고 찾아와 말하였다.
“왕께서는 조회 날이 돌아오면 마땅히 전단을 불러 뜰에서 읍하여 맞이하며 노고를 위로하는 말을 하십시오.
그리고 영令을 내려 추위와 굶주림으로 고생하는 백성을 찾아 곡식을 베푸십시오.”
왕은 이에 사람을 시켜 민간에 가서 민정民情을 듣도록 하였더니, 장부들 거개가 서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