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완樓緩이 장차 사신으로 가면서 일을 처리하고자 떠나는 인사를 하면서 조왕趙王에게 말하였다.
“제가 비록 힘을 다하고 지혜를 다한다 할지라도 죽게 되어 다시는 임금님을 뵙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진실로 그대에게 문서文書로 맹세하는 말을 써서 후하게 부탁하였는데.”
“임금께서는 송宋나라 공자公子 모이牟夷의 일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고기가 아니면 먹지 않던 귀한 신분인 그 공자도 문장文張이라는 자가 송왕宋王과 좋게 지내면서 공자 모이를 중상하자 송왕도 그렇게 여기고 말았습니다.
지금 저는 왕에게 있어서 송나라 공자 모이만큼 되지 못하면서, 게다가 저를 중상하는 자는 문장文張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죽게 되어 다시는 왕을 뵙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 뒤 그는 중모中牟 땅에 이르러 이를 근거로 조나라를 배반하고 위魏(양梁)나라로 들어가 버렸다.
정탐偵探하던 자가 와서 그런 사실을 말했지만 왕은 믿지 않고 이렇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