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秦與
同俗, 有虎狼之心, 貪戾好利而無信, 不識禮義德行.
故太后母也, 而以憂死; 穰侯舅也, 功莫大焉, 而竟逐之; 兩弟無罪, 而再奪之國.
而王弗識也, 則不明矣. 羣臣知之, 而莫以此諫, 則不忠矣.
今夫
, 內有大亂, 外安能支强秦‧魏之兵, 王以爲不破乎?
是何也? 夫越山踰河, 絶韓之上黨而攻强趙, 則是復
也, 秦必不爲也.
若道河內, 倍
, 絶
之水, 而以與趙兵決勝於邯鄲之郊, 是受
也, 秦又不敢.
伐楚,
, 而攻
, 所行者甚遠, 而所攻者甚難, 秦又弗爲也.
異日者, 秦乃在
, 晉國之去梁也, 千里有餘, 河山以蘭之, 有周‧韓而間之.
從
以至于今, 秦十攻魏, 五入國中, 邊城盡拔.
, 林木伐, 麋鹿盡,
又長驅梁北, 東至
之郊, 北至
, 所亡乎秦者, 山北
‧河外‧河內, 大縣數百, 名都數十.
秦乃在河西, 晉國之去大梁也尙千里, 而禍若是矣.
又況於使秦無韓而有鄭地, 無河山以蘭之, 無周‧韓以間之, 去大梁百里, 禍必百此矣.
異日者, 從之不成矣, 楚‧魏疑而韓不可得而約也.
今韓受兵三年矣, 秦撓之以講, 韓知亡, 猶弗聽,
通韓之上黨於共‧
, 使道已通, 因而關之, 出入者賦之, 是魏重質韓以其上黨也.
共有其賦, 足以富國, 韓必德魏‧愛魏‧重魏‧畏魏, 韓必不敢反魏.
今不存韓, 則二周必危, 安陵必易. 楚‧趙楚大破, 衛‧齊甚畏, 天下之西鄕而馳秦, 入朝爲臣之日不久.”
340. 위魏나라가 장차 진秦나라와 함께 한韓나라를 공격하려 하다
위魏나라가 장차 진秦나라와 함께 한韓나라를 치려 하자 주기朱己(무기無忌)가 위왕魏王(안희왕安釐王)에게 말하였다.
“진나라는 융戎‧적翟과 같은 〈야만〉 풍속에다가 호랑지심虎狼之心을 품고 있으며 탐려호리貪戾好利하며 신의信義가 없으며 또한 예의나 덕행 따위는 모릅니다.
이익만 있으면 곧 친척이나 형제도 돌보지 않아 마치 금수와도 같습니다.
이는 천하가 다 아는 바로서 은혜를 베풀어 주거나 덕행을 쌓아 줄 바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 나라 태후太后는 왕의 모친이면서도 근심으로 죽었고, 양후穰侯는 외숙外叔인 데다가 공로가 막대하였건만 결국 축출당하고 말았으며 두 동생은 아무런 죄 없이 두 번이나 봉지封地를 빼앗겼습니다.
친척 형제에게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적국 사이에야 오죽하겠습니까?
지금 대왕께서는 진나라와 더불어 한나라를 공격하여, 진나라에 더욱 친근하려 하시나 저는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왕이 만약 모르고 계셨다면 이는 명석하지 못한 때문이요, 신하들이 이를 알면서도 간언하지 않았다면 이는 충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韓나라의 사정은, 안으로 한 여자가 어린 임금을 보좌하고 있다가 안으로 대란이 일어났는데 밖으로 어찌 강한 진나라와 위나라의 군사를 지탱할 수 있어 왕께서는 격파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한나라가 망하고 나면 진나라는 곧 정鄭나라 옛 땅과 대량大梁 부근까지 다 차지해 버릴 것인데 대왕께서는 평안하리라 여기십니까?
왕께서 옛 땅을 찾으려고 덤볐다가 도리어 강한 진나라의 화를 짊어지게 되는데 왕께서는 이를 이롭게 여기십니까?
진나라는 아무 일없이 평화스럽기를 바라는 나라가 아닙니다.
한나라가 멸망한 후에는 반드시 다시 일을 벌일 것인데 일이 벌어지면 반드시 쉽고 유리한 것을 선택합니다.
즉 쉽고 이로운 일을 벌이되 결코 초楚나라나 조趙나라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험준한 태행산太行山을 넘고 황하를 건너 벽지인 한나라의 상당上黨을 거쳐 강대국인 조나라를 치고자 한다면 지난날 알여閼與 전투에서처럼 참패하기 십상이기 때문에 진나라는 절대로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만약 하내河內를 건너 업鄴과 조가朝歌 땅을 등지고 장수漳水와 부수滏水를 가로질러 조나라 병사와 한단邯鄲의 교외에서 승부를 경정짓는 방법, 이는 지난날 지백智伯이 입었던 패배이기 때문에 진나라로서 감히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초나라를 치려면 반드시 섭곡涉谷을 넘고 걸어서 3천여 리를 넘어 위애危隘의 요새를 친다는 것은 행로도 멀 뿐 아니라 공격하기도 힘드니, 진나라가 이런 싸움을 할 리가 없습니다.
하외河外를 경과해서 대량大梁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상채上蔡와 소릉召陵을 끼고, 초병楚兵과 진성陳城의 교외에서 결전決戰하는 것도 진나라는 감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진나라는 결코 초나라나 진나라를 공격 대상으로 삼지는 않을 것이며, 위衛나라나 제齊나라도 공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나라가 망한 후에 진나라가 출병하는 날은 바로 위나라 이외에는 더 적당한 공격 대상이 없을 것입니다.
진나라는 본래 회懷‧모茅‧형구刑丘 등 유리한 통로가 있고, 궤진垝津에 성城을 쌓아 이 길을 통해 하내를 죄어들면 우리 하내의 공共 땅과 급汲 땅은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게 됩니다.
진나라가 정지鄭地를 소유하고 원옹垣雍을 얻게 되면 형택熒澤의 물길을 터서 대량大梁으로 부어댈 것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 대량은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나라는 허許 땅을 갖고 싶어한 지가 오래됩니다.
그러나 진나라의 엽양葉陽‧곤양昆陽‧무양舞陽과 고릉高陵의 접경 지대 사람들의 요구에 대해 진나라는 사신의 중상中傷하는 말을 듣고 그대로 들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안릉씨가 망하자 그 땅도 그대로 잃고 말았습니다.
진나라가 지금 무양霧陽의 북쪽을 감아돌아 동진東進하여 허 땅에 임한다면 남국은 틀림없이 위험해질 것입니다.
남국이 비록 위험이 없다 할지라도 어찌 위나라로서는 안전하다 하겠습니까?
하물며 한나라를 미워하면서 안릉씨를 감싸지 않는 것, 이것은 그럴 만하다고 합시다.
그러나 다만 진나라가 남국을 사랑하지 않는 데 대한 우려를 하지 않는 것은 그릇된 것입니다.
옛날 진나라가 하서河西 밖에까지 세력을 뻗치지 못하였을 때는 진晉(위魏)의 서울 대량까지는 1천 리가 넘는 거리였고, 산과 강이 가로막아 주었으며, 그 사이에 주周나라와 한韓나라가 가로놓여 격리시켜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향林鄕에 주둔군을 둔 이후 지금까지 진나라가 위나라를 열 차례나 공격하여, 그 중 다섯 번은 변경의 마을은 다 점령당하여 문대文臺가 파괴되고 수도垂都가 불탔으며 숲이 다 베어져 사슴들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또다시 진나라의 말발굽은 대량의 북쪽을 넘어 동쪽으로 도陶와 위衛의 교외까지 이르고, 북쪽으로는 감闞까지 뻗쳐 진나라에게 빼앗긴 땅은 산남山南 산북山北과 하외河外, 하내河內의 모든 곳으로, 대현大縣이 몇 백 개요, 명도名都가 수십 곳입니다.
진나라가 지금 하서에 있어 우리 위魏나라 서울 대량과 1천 리라고 하나 그 화환禍患은 이렇게 절박한 것입니다.
하물며 진나라에 있어 만약 한나라의 중간 차단이 없어지고, 정 땅에 있어서 하산의 장애가 사라지고, 주나라‧한나라의 중간 방비 역할이 없어지게 된다면 대량까지는 1백 리밖에 되지 않아 그 위험은 1백 배 넘을 것입니다.
지난날에는 합종이 이루어지지 않아 초나라와 위나라는 서로 의심을 품고 있는 상태였고, 게다가 한나라 또한 결약結約할 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지금 한나라는 진나라로부터 3년에 걸친 공격을 받고 있는데 진나라는 이를 흔들면서 한나라에게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나라는 그랬다가는 멸망할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들어주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의 왕자를 조趙나라에 인질로 보내어 천하 제국이 연합해서 대열을 이루어 진나라 칼날 앞에 대항하기를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초나라‧조나라는 틀림없이 한나라와 공동으로 진나라를 공격할 것으로 봅니다.
이는 모두가 진나라의 욕망이 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진나라는 천하의 병사를 다 없애고 해내海內의 백성을 모두 자기 신하로 만들기 전에는 절대로 싸움을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저는 왕께서는 합종의 방법을 따르기를 원합니다.
왕께서는 속히 초나라‧조나라와 결약하시고 한나라의 인질을 묶어두고, 한나라와 위나라를 보존시키는 일을 급선무로 삼으십시오.
그런 다음 이를 인하여 한나라에게 옛 땅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십시오.
이렇게 되면 왕께서는 백성을 조금도 수고롭게 하지 않고 옛 땅을 얻게 되어 그 공로가 진나라와 함께 한나라를 친 것보다 많습니다.
그렇게만 되면 결국 진나라와 국경을 맞대는 화禍가 없게 됩니다.
무릇 한나라를 보존시키고 위나라를 안정시키며 천하를 이롭게 할 것이니, 이는 왕의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한나라의 상당上黨과 공共, 막莫 땅을 통하게 하여 그 길이 소통되기만 하면 그곳에 관關을 설치하여 부세賦稅하면 이는 우리 위나라가 한나라의 상당을 바탕으로 사는 것이 됩니다.
함께 그 세금을 나눠 가지면 부국富國이 될 수 있으며 한나라는 틀림없이 위나라를 덕德스럽게 여기며 사랑하고 중히 여기면서도 두려워하여, 우리 위나라를 감히 배반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곧 한나라가 위나라의 현縣이 되는 것입니다.
위나라가 한나라를 하나의 현쯤으로 삼고 나면 위衛‧대량大梁‧하외河外는 안심해도 됩니다.
한나라를 진나라의 공격으로부터 구출해 주지 않으면 이주二周가 위험해지고 안릉安陵은 쉽게 진나라의 소유가 될 것이요, 초나라와 조나라는 크게 깨어지고 위衛나라와 제나라는 진나라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되어, 천하 제후가 모두 서쪽을 향하여 진나라를 섬기겠다고 달려 갈 것이니, 잘못하다가는 임금께서도 진나라에 입조入朝하여 신하가 되어야 할 날이 결코 멀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