楚王始不信昭應之計矣, 今公乃徵甲及粟於周, 此告楚病也.
옹씨雍氏 땅의 싸움에서 한韓나라가 주周나라에게 병사와 군량을 징발하였다.
주군周君이 이를 걱정하여 소대蘇代에게 고하니, 소대가 말하였다.
제가 임금을 위하여 한韓나라로 하여금 병사와 군량을 주나라에게 요구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임금을 위하여 고도高都 땅을 얻어 오겠습니다.”
“그대가 그렇게만 해 준다면 과인은 국정을 그대의 말에 다 따르겠소.”
소대가 드디어 한韓나라에 가서 상국 공중公中을 만나 말하였다.
“공公께서는 초楚나라의 계략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초나라 장수〉 소응昭應이 초왕楚王에게 ‘한韓나라는 싸움에 지쳐 창름倉廩이 비어 성城을 지켜 낼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 굶주린 틈을 타서 불과 1개월 만에 이를 함락시키겠습니다’라고 하였다 합니다.
그런데 지금 옹씨雍氏 땅을 포위한 지 이미 5개월이 되도록 함락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초나라 병사들이 지쳐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초왕楚王도 비로소 소응昭應의 계략을 믿지 않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때에 공公께서 주나라에 병사와 군량을 요구하고 있으니, 이는 초나라에게 한나라가 지쳐 있음을 일러 주는 것이 됩니다.
소응이 이런 말을 들으면 틀림없이 초왕에게 권하여 더욱 군사를 증원하여 옹씨 땅을 지켜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옹씨 땅은 결국 함락당하고 말 것입니다.”
“공께서는 어찌하여 고도高都 땅을 주나라에 주지 않습니까?”
“내가 주나라에 군대와 군량을 요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데 어찌 고도 땅까지 주겠소?”
“고도 땅을 주면 주周나라는 틀림없이 굴복하여 한韓나라 편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진秦나라가 이를 들으면 틀림없이 크게 노하여, 주나라의 부절符節을 불사를 것이며, 그 사신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공이 피폐한 고도 땅 하나를 떼어 주고 주나라에게 완전한 믿음을 사는 것인데 어찌 주지 못하겠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주나라에게 군대와 식량을 요구하지 않게 되었고, 고도 땅을 주나라에게 주었으며, 초나라도 옹씨 땅을 끝내 함락시키지 못하고 철수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