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王曰: “善.” 乃使人以百里之地, 請殺范座於魏.
夫殺無罪范座,
薄故也; 而得百里之地, 大利也. 臣竊爲大王美之.
百里之地不可得, 而死者不可復生也, 則
必爲天下笑矣!
座雖不肖, 故魏之免相望也. 嘗以魏之故, 得罪於趙.
王聽趙殺座之後, 强秦襲趙之欲, 倍趙之割, 則君將何以止之?
우경虞卿이 조왕趙王(효성왕孝成王)에게 청하였다.
“사람의 정이라는 게 남에게 조알朝謁받기를 바랍니까?
“사람은 누구나 남이 자기에게 조알하기를 바라지, 어찌 남에게 조알하기를 바라겠소?”
“무릇 위魏나라는 합종合從의 맹주盟主인데 그렇게 만든 자는 바로 범좌范座(범좌范痤)입니다.
지금 대왕께서 1백 리의 땅이나 1만 호戶의 읍을 떼어 주면서 위나라에게 범좌를 죽여 달라고 하십시오.
범좌가 죽게 되면 합종合從의 일은 우리 조趙나라로 옮겨질 것입니다.”
조왕은 ‘좋소’라 하고, 이에 사람을 시켜 1백 리 땅을 주어 위나라에게 범좌를 죽여 주기를 요청하였다.
위왕魏王은 과연 허락하고 사도司徒를 시켜 범좌를 잡아들여 아직 죽이지는 않고 있었다.
“제가 들으니 조왕趙王이 1백 리 땅을 주어 저를 죽여 달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무릇 죄 없는 저를 죽이는 것은 작은 일이며, 1백 리의 땅을 얻는 것은 큰 이익이니, 제 생각으로도 대왕의 일은 정말 훌륭합니다.
비록 그렇다고는 하나 한가지 생각할 일이 있습니다.
만약 그 1백 리 땅을 얻지도 못하고, 죽인 자를 다시 살리지 못한다면 임금께서는 틀림없이 천하의 웃음거리만 되고 말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사람을 죽여 놓고 흥정하느니, 사람을 살려 놓은 채로 흥정을 하는 편이 나을 줄 압니다.”
그리고는 이어서 자기 뒤를 이어 재상이 된 신릉군信陵君에게 편지를 보냈다.
“조나라와 위나라는 적대敵對 교전交戰하는 나라입니다.
조왕이 보낸 지척咫尺의 글 한 장이 왔다고 해서 위왕이 경솔하게 무고한 저를 죽이려고 합니다.
제가 비록 불초하지만 위나라의 재상을 지내다가 면직한 사람으로 일찍이 위魏나라 일로 조나라에게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무릇 안으로 신하臣下 하나 제대로 임용하지 못하면서 밖으로 땅을 얻는다 하더라도 지켜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위나라를 지켜낼 자로는 그대보다 나은 자가 없습니다.
왕이 조왕의 말을 듣고 나를 죽인 후에 강한 진秦나라가 조나라 같은 방법을 답습해서 조나라가 주었던 땅의 배를 주면서 그대를 죽여 달라고 하면 이를 어떻게 막겠소?
신릉군이 ‘그렇소.’ 하고는 급히 왕에게 말하여 범좌를 풀어 주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