曰: ‘將欲敗之, 必姑輔之; 將欲取之, 必姑與之.’
288. 지백知伯이 위魏 환자桓子에게 땅을 요구하다
지백知伯이 위魏 환자桓子에게 땅을 요구하였다.
위 환자가 들어주지 않으니, 임장任章이 말하였다.
“이유 없이 땅을 달라 하니, 그 때문에 주지 않는 것이다.”
“이유 없이 땅을 요구하니, 이웃나라도 우리처럼 당할까 틀림없이 겁을 내고 있을 것입니다.
욕심이 커서 만족을 모르고 있으니 천하가 틀림없이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왕께서 그에게 땅을 주어 버리면 지백은 틀림없이 교만해질 것입니다.
교만해지면 적을 가벼이 볼 것이요, 그렇게 되면 이웃나라들은 두려워 서로 뭉치게 될 것입니다.
뭉쳐진 병력으로 적을 가볍게 보고 있는 나라를 대항하면 지씨知氏의 운명은 길게 갈 수가 없습니다.
《주서周書》에 ‘장차 상대를 패배敗北시키려면 우선 그를 도와주고, 장차 그의 것을 빼앗으려면 반드시 먼저 그에게 주어라.’라고 하였습니다.
임금께서는 땅을 주어 지백으로 하여금 더욱 교만해지도록 하느니만 못합니다.
임금께서는 어찌하여 천하로 하여금 지백을 도모圖謀할 기회를 버리시고 우리 혼자서 지백의 바탕(과녁)이 되려 하십니까?”
임금이 ‘그렇다.’ 하고는 만가萬家의 대읍大邑 하나를 주니, 지백은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조趙나라에게 채蔡‧고량皐梁 땅을 요구하였다.
조나라가 주지 않자 지백은 이를 빌미로 진양晉陽을 포위해 버렸다.
이에 한‧위 두 나라가 밖에서 지씨를 배반하고 조씨는 안에서 응수하자 지씨는 드디어 망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