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 제齊나라, 한韓나라, 위魏나라가 함께 연燕나라를 공격하다
제齊‧한韓‧위魏 세 나라가 함께 연燕나라를 공격하였다.
연나라는 태자太子로 하여금 초楚나라에 구원을 요청하니, 초왕楚王(경양왕頃襄王)은 경양景陽을 장군으로 삼아 연나라를 구원하도록 하였다.
저녁때가 되어 숙영宿營을 하게 되자, 경양은 좌우左右 사마司馬에게 각각 숙영의 진지를 구축하게 하였다.
진지 구축이 끝나고 각각 부대별로 표지까지 꽂았는데 경양이 크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너희들이 구축한 숙영 진지는 물이 들어차면 그 표지까지 모두 씻겨나가고 말겠다.
이튿날 과연 큰 비가 내려 산골짜기의 물이 크게 불어, 처음 만들어 놓았던 진지는 그 표지까지 물에 씻겨 나가고 말았다.
경양은 드디어 연나라를 구하러 가면서 직접 연나라로 가지 않고 위魏나라의 옹구雝丘 땅을 공격하여 이를 점령하여 송宋나라에 주었다.
그러자 세 나라는 두렵게 여겨 군사를 파罷하였다.
위나라 군사는 서쪽에, 제나라 군사는 동쪽에 있어서 초나라 군사는 회군回軍하려고 하였으나 되지 않았다.
경양은 이에 서화문西和門을 열고 낮에는 수레와 기병騎兵으로, 밤에는 등불을 이용하여 위魏나라와 사자使者를 통래通來시키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제나라 군대는 이를 괴이히 여겨 연나라와 초나라가 위나라와 더불어 자신에게 불리한 음모를 꾸미는 것으로 여기고 군대를 이끌고 철수해 버렸다.
제나라 병사들이 떠나자 위나라는 자신의 동맹국을 잃고 더 이상 초나라를 공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위나라도 밤에 몰래 도망해 초나라 군대는 간신히 귀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