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객이 사마식司馬食(이)기其에게 말하였다.
“오랜 생각 끝에 천하가 하나로 합종合從하게 된다고 하는 자는 천하를 잘 알지 못하는 자일 것입니다.
또 위나라 혼자서 진나라와 상대하여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는 위나라를 잘 모르는 자입니다.
그런가 하면 합종合從을 주장하는 이들을 두고, 이상의 두 가지를 다 모른다고 하는 자 역시 합종을 주장하는 자들을 모르는 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합종을 주장하는 이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이들은 합종을 하면 그것을 주장하는 자들이 중하게 되고, 합종을 하지 않으면 그들이 경시를 받게 됩니다.
이들은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한 것이지, 실제로 합종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대는 어찌 삼국(한韓‧조趙‧위魏)과 동맹을 굳혀야 할 이때를 급히 여기지 않습니까?
그리하여 스스로를 진나라에 팔면 진나라에서는 그대를 틀림없이 받아 줄 것인데요.
그와 반대가 되면 연횡連橫을 주장하는 자들이 장차 그대를 업고 진나라에 합해지기를 시도할 것입니다.
이는 그대의 좋은 밑천이 도리어 원수에게 이용당하는 꼴이 되고 마는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