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가 曰
호대 經禮三百
과 威儀三千
은 이요 非僞貌飾情也
니라.
聖人循此
하야 制爲冠昏喪祭朝聘鄕射之禮
하야 以行君臣父子兄弟夫婦朋友之義
하니, 其形而下者
는 見於飮食器服之用
하고 其形而上者
는 極於
하니,
故로 所以行其身하고 與其家하고 與其國하고 與其天下者가 禮治則治하고 禮亂則亂하며
上自古始로 下逮五季히 質文不同이나 罔不由是라.
逮其弊也
하야 忠信之薄而情文之繁
하야 하고 하니, 蓋所以矯正反弊也
라.
秦氏
가 焚滅典籍
에 三代禮文
이 大壞
하고 에 禮記四十九篇
이 雜出諸儒傳記
라 不能悉得聖人之旨
하고, 考其文義
면 時有牴牾
라.
然而其文繁하고 其義博하니 學者가 博而約之면 亦可弗畔이라.
蓋其說也는 粗在應對進退之間而精在道德性命之要하고, 始於童幼之習而卒於聖人之歸하니,
惟達古道者然後에야 能知其言하고 能知其言然後에 能得於禮라.
영가주씨永嘉周氏 : 경례經禮 삼백三百과 위의威儀 삼천三千은 모두 본성本性에서 우러나온 것이지 가식적인 태도와 꾸며진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니 존비尊卑의 예가 본디 여기에서 성립되었고, 같은 것끼리 모이고 무리별로 나뉘니 대소大小의 예는 본래 이를 바탕으로 하여 행해져 왔다.
인간은 천지의 사이에 태어나서 만물의 위에 우뚝이 선 존재이다.
따라서 높고 낮음의 구별과 무리로 나누는 데서 오는 차이는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아도 분명하였다.
성인聖人이 이러한 〈천지와 만물의 이치를〉 따라서 관례冠禮‧혼례昏禮‧상례喪禮‧제례祭禮‧조례朝禮‧빙례聘禮‧향례鄕禮‧사례射禮를 제정하여 군신君臣‧부자父子‧형제兄弟‧부부夫婦‧붕우朋友 간의 도리를 행하도록 하였는데, 형이하적인 것은 모든 일상생활에 드러나 있고, 형이상적인 것은 천리에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다.
범인凡人은 예를 알려고 힘쓰고 현인賢人은 힘써서 실천하며 성인聖人은 편안한 마음으로 이를 행한다.
그러므로 그 자신이 예를 행하고 가정에서 예를 행하고 그 나라에서 예를 행하고 천하를 위해 예를 행하여, 예가 제대로 행해지면 가정과 국가와 천하가 다스려지고 예가 문란해지면 가정과 국가와 천하가 혼란스러워진다.
예가 지켜지면 가정과 국가와 천하가 지켜지고 예가 없어지면 가정과 국가와 천하가 망한다.
위로는 태고太古에서부터 아래로 오계五季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라 질박한 것[質]을 숭상하거나 꾸미는 것[文]을 숭상했던 차이는 있었지만 어느 시대도 이 예를 따르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그러나 시대를 거치면서 있던 예를 없애기도 하고 없던 예를 새로 만들기도 하였는데 주周나라에 와서 예가 완비되었다.
이 때문에 공자孔子께서 일찍이 “〈주周나라의 예제禮制는 하夏나라와 상商나라 두 왕조의 예제를 근거로 하여〉 풍부하고도 아름답구나.
나는 주周의 예제禮制를 따르리라.”고 하신 것이다.
그러나 예가 피폐해짐에 이르러서는 예의 본질인 충신忠信의 마음은 엷어지고 예의禮意와 예물禮物만 번다해져서 임방林放이 〈공자께〉 예의 본질에 대하여 물었고, 공자는 〈예악에 있어서 야인野人이라 할 수 있는〉 선진先進을 따르겠다고 말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피폐해진 예禮를 되돌려서 정도正道로 돌아오게 하려는 의도에서 한 말이다.
진秦나라가 전적을 불태워 없애면서 삼대三代 예문禮文의 대부분이 없어졌고, 한漢나라가 건국하면서 상賞을 걸어 〈없어진 선진先秦의〉 책을 구하였는데 《예기禮記》 49편은 여러 유자들이 전해온 것과 기록한 글 여기저기에서 모은 것이어서 성인의 유의遺意에 다 합치되지 않았고, 그 글의 뜻을 따져보면 때때로 서로 어긋나는 것이 있었다.
그러나 글이 번잡하고 뜻이 넓으니 학자들이 널리 배우고서 요체를 터득한다면 도道에서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개 이 책의 내용은 겉으로는 응대應對와 진퇴進退의 〈일상생활〉 예절을 다루고 있지만 핵심적인 것은 도덕道德과 성명性命의 〈도학적道學的〉 요체를 말한 부분에 있고, 처음에는 어린아이들이 익히는 일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끝내는 성인聖人의 길로 귀착하고 있다.
따라서 오직 옛날의 여러 가지 제도에 통달한 뒤에야 《예기禮記》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예기禮記》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한 뒤에야 예禮를 행할 때에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예禮가 예禮일 수밖에 없는 이유, 다시 말해 예의 정신은 바로 예禮속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