蓋道德仁義가 同出於性命而所謂禮者는 又出乎道德仁義而爲之節文者也라.
故로 曰호대 仁者는 人也니 親親이 爲大하고, 義者는 宜也니 尊賢이 爲大하니,
若夫吉凶之殊와 軍賓之別은 其言이 不盡於意면 其意를 必寓於象이라.
故로 一服飾一器械에 有以存於度數之間者가 象也라. 象則文也니,
及推而上之하야 有以見於度數之表者가 意也라. 意則情也니
書
에 曰
호대 天秩有禮
하시니 自我五禮
하사 有
를 하소서 하니,
蓋其以故滅命
하고 를 聖人
은 不爲
시니 惟其天秩之所有
가 是乃聖人之所庸者也
라.
然이나 聖人所以庸之者가 豈特使天下後世로 知有尊卑之分하고 而苟自異於禽獸耳리요.
其間에 獨周禮는 爲太平之成法이오, 儀禮者는 又次之오,
禮記者는 雜記先王之法言이나 而尙多漢儒附會之疵하니 此學者所宜精擇이니라.
연평주씨延平周氏 : 예禮라는 것은 성명性命이 실체實體로 구성된 것이다.
〈왜냐하면〉 도道‧덕德‧인仁‧의義가 모두 함께 성명性命에서 나왔고 소위 예라는 것은 다시 도‧덕‧인‧의에서 나와서 그것을 절문節文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예가〉 도‧덕‧인‧의에서 막 나왔을 때에는 도‧덕‧인‧의가 예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인仁은 사람다움이니 그중에서도 친족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고, 의義는 일을 마땅하게 처리함이니 그중에서도 어진 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친족을 가깝게 대우함에도 강쇄降殺가 있고 어진 이를 높임에도 등급이 있으니 이것이 예가 생기는 바탕이다.”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바야흐로 절문節文으로 만들어지면 도‧덕‧인‧의가 도리어 예禮에 의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도‧덕‧인‧의는 예가 아니면 달성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이것이 예禮가 예禮일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길례吉禮와
흉례凶禮, 그리고
군례軍禮와
빈례賓禮에 있어서
로써 그 의미를 다 설명하지 못하면 그 의미를 반드시
형상形象으로 표현하게 된다.
그러므로
복식服飾 한 가지,
기계器械 한 가지 모두
안에 위치하게 하는 것이
형상形象이니, 형상은 곧 꾸밈이다.
이른바 〈예의〉 의도意圖라는 것은 성명性命으로 돌아감을 말할 뿐이다.
《서경書經》에 “하늘이 규정한 귀천 등급의 예절이 있어 우리에게 천자, 제후, 경대부, 사, 서민의 다섯 가지 예를 따르게 하셨으니 다섯 가지를 항상 유지하여야 합니다.”라고 한 것을 보면,
고故[인위적 지혜]로써 천天[자연 순리, 천명]을 망치거나 인人[인위]으로써 천天[자연]을 없애는 일을 성인聖人은 하지 않은 것이니, 자연의 질서가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성인이 따라 쓰는 것이다.
그러나 성인이 자연의 질서를 따라 쓰는 것이 어찌 다만 천하 후세의 사람들이 존비의 구분이나 알고 또 스스로 금수처럼 되지 않게 하는 정도의 매우 기본적인 것 때문이겠는가.
장차 또한 도道로 들어가는 바탕으로 삼기 위한 것이다.
성인이 죽은 뒤에 《예경禮經》이 거의 다 없어진 지 오래 되었다.
세상에 전하는 것으로는 《주례周禮》‧《의례儀禮》‧《예기禮記》이다.
그 중에서 《주례周禮》만은 태평시대에 만들어진 법이고, 《의례儀禮》가 또 다음이다.
《예기禮記》는 선왕의 법언法言을 많이 기록하고 있으나 한유漢儒들이 견강부회한 흠이 많이 들어 있으니, 이 책은 배우는 이들이 신중하게 가려서 읽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