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6801 魯人이 有周豐也者러니 哀公이 執摯하고 請見之한대 而曰 不可하니이다
公曰 我其已夫인저하시고 使人問焉曰 有虞氏는 未施信於民호대 而民信之하며 夏后氏는 未施敬於民호대 而民敬之하니 何施而得斯於民也오
對曰 墟墓之間에 未施哀於民而民哀하며 社稷宗廟之中에 未施敬於民而民敬이어늘
殷人이 作誓而民始畔하며 周人이 作會而民始疑하니 苟無禮義忠信誠慤之心以涖之면 雖固結之라도 民其不解乎잇가
集說
≪集說≫ 周豐
은 必賢而隱者
라 故哀公
이 屈己見之
어늘 乃曰不可者
는 蓋
일새 故不敢當君之臨見也
라
但
하니 誓非始於殷也
요 禹會諸侯於塗山
하니 會亦不始於周也
니
大全
≪大全≫ 長樂陳氏曰 黃帝之於廣成
과 湯之於伊尹
에 請必
하고 聘必三幣
하니 豈以一辭而止哉
아
魯哀公之於周豐에 執摯請見이어늘 一辭之以不可則止焉하고 使人問之而已니 其視樂善不倦者則有間矣라
墟墓之間과 社稷宗廟之中에 無情於感民이라도 而民哀敬이어늘 殷人作誓하고 周人作會에 有心於制民而民畔疑也라
蓋誓生於不信하고 會生於不敬하니 不信而誓之使信이면 則民始畔하고 不敬而會之使敬이면 則民始疑라
周豐之言
은 凡欲哀公循敬信以感民而已
니 에 이 與此同義
라
大全
○嚴陵方氏曰 夫虞夏之得天下也는 以禪이요 周之得天下也는 以爭이니 禪則出於自然이라 故信未施而民信之하고 且無異夫墟墓之間에 民之自哀也하며 敬未施而民敬之하고 且無異乎社稷宗廟之中에 民之自敬也라
爭則出乎不得已라 故誓雖作이라도 而反以起民之畔하고 會雖作이라도 而反以致民之疑而已라
且畔固甚於疑也니 畔其言이 未足爲甚이요 疑者衆於是爲甚焉이라
固結之는 則以誓會而已니 苟無是心以涖之면 則結之者雖固나 民亦解而散矣리라
凡物結之則聚하고 解之則散하니 唯其結之而聚라 故可解之而散이라
노魯나라 사람 중에 주풍周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애공哀公이 폐백을 가지고서 그를 만나보기를 청하였으나, 그가 말하기를 “그럴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하였다.
애공이 말하기를 “내가 그만 두겠다.”라고 하고, 사람을 시켜 묻기를 “유우씨有虞氏는 백성들에게 신의를 베풀지 않았는데도 백성들이 그를 믿었고, 하후씨夏后氏는 백성들에게 공경을 베풀지 않았는데도 백성들이 그를 공경하였으니, 어떻게 베풀었기에 이런 것들을 백성들에게서 얻었는가?”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폐허와 무덤 사이에서는 백성들에게 슬픔을 베풀지 않더라도 백성들이 저절로 슬퍼하고, 사직社稷과 종묘宗廟 안에서는 백성들에게 공경을 베풀지 않아도 백성들이 저절로 공경합니다.
그런데 은殷나라 사람들이 맹서하는 글을 지었으나 백성들이 비로소 배반하였고, 주周나라 사람들이 회합會合을 하였으나 백성들이 비로소 의심하였으니, 만일 예의禮義와 충신忠信과 정성스런 마음으로써 대함이 없다면 비록 백성들의 마음을 굳게 매어둔다 하더라도 백성들이 와해되지 않겠습니까?”
集說
주풍周豐은 분명 현명한데 은거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므로 애공哀公이 자기를 낮추고서 그를 만나보려 한 것인데, 그가 이에 말하기를 “그럴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한 것은 아마도 옛날에는 신하가 되지 않고서는 임금을 만나보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임금이 왕림하여 만나보는 것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아기이부我其已夫’는 ‘이已’는 그만두겠다는 뜻이니 그가 원하지 않는 바를 강요하지 않은 것이다.
의도적으로 굳게 단결시키는 것은 무심하게 감동시키고 믿게 하는 것만 못하니, 그 말이 대단히 바르다.
다만 대우大禹가 유묘有苗를 정벌할 때 이미 일찍이 군사에게 맹서를 하였으니 맹서가 은殷나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우禹임금이 제후를 도산塗山에서 회합會合시켰으니 회합 또한 주周나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맹서를 하였으나 배반하고, 회합하였으나 의심했다고 말한 것은 은나라와 주나라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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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락진씨長樂陳氏:황제黃帝는 광성자廣成子에게, 탕왕湯王은 이윤伊尹에게 가르침을 청할 때 반드시 자신을 낮추었고 빙문聘問할 때에는 반드시 세 가지 폐백을 갖추었으니, 어찌 한 마디 말만 하고서 그만둘 수 있는가.
황제와 이윤은 선善을 행하기를 즐거워해서 게을리 하지 않은 자들이었다.
노魯나라 애공哀公은 주풍周豐에 대해 폐백을 가지고 가서 만나보기를 청하였는데, 한 번 “그럴 수 없다.”고 사양을 하자 그만두었고, 사람을 시켜 자문을 구하게 하였을 뿐이니, 선을 행하기를 즐거워해서 게을리하지 않은 자들에게 견주어보면 차이가 있다.
폐허 및 무덤 사이와 사직社稷과 종묘宗廟 안에서는 백성을 감동시키는데 의도가 없더라도 백성들이 저절로 슬퍼하고 공경하는데, 은殷나라 사람들이 맹서하는 글을 짓고 주周나라 사람들이 회합함에 백성들을 제어하려는 의도가 있자 백성들이 배반하고 의심하였다.
아마도 맹서는 불신不信에서 생겨나고 회합은 불경不敬에서 생겨나니, 신뢰하지 않는데도 맹서하여 믿게 하면 백성들이 비로소 배반하고, 공경하지 않는데도 회합하여 공경하게 하면 백성들이 비로소 의심하는 듯하다.
주풍의 말은 무릇 애공이 공경과 신뢰를 따라 백성을 감동시키기를 바란 것일 뿐이니, ≪논어論語≫ 〈위정爲政〉에서 공자孔子께서 애공哀公에게 “효도와 사랑을 베풀면 백성들이 충성하고, 백성을 대하기를 장엄莊嚴하게 하면 백성들이 공경한다.”고 대답한 것이 여기의 내용과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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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릉방씨嚴陵方氏:유우씨有虞氏와 하후씨夏后氏가 천하를 얻은 것은 선양禪讓을 통해서이고 주周나라가 천하를 얻은 것은 전쟁을 통해서이다. 선양은 자연스러운 데서 나왔기 때문에 신뢰를 베풀지 않더라도 백성들이 믿고, 또 폐허와 무덤 사이에서는 백성들이 저절로 슬퍼하며 공경을 베풀지 않아도 백성들이 저절로 공경하는 것과 다름이 없고, 또 사직社稷과 종묘宗廟의 안에서는 백성들이 저절로 공경하는 것과도 다름이 없다.
전쟁은 부득이한 데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맹서하는 글을 짓더라도 도리어 백성들의 배반을 일으키고, 비록 회합會合을 하더라도 도리어 백성들의 의심만 초래할 뿐이다.
또 배반하는 것은 진실로 의심하는 것보다 더 심하니, 맹서하는 말을 배반하는 것은 심한 것으로 여길 것조차 없고 의심하는 자가 배반하는 자보다 많으므로 심한 것이 된다.
‘예의禮義와 충신忠信과 정성스런 마음’은 공경하는 도리가 나오는 곳이다.
‘굳게 단결시킨다’는 것은 맹서하는 글을 짓고 회합하는 것일 뿐이니, 진실로 이러한 마음이 없이 백성을 대한다면 단결시킴이 비록 견고하더라도 백성들은 또한 와해되어 흩어질 것이다.
무릇 만물은 단결시키면 모이고 와해시키면 흩어지니, 오직 단결시켜서 모였기 때문에 와해시켜서 흩어지게 할 수 있다.
만약 〈예의禮義와 충신忠信과 정성스런 마음을 가지고〉 백성들을 대한다면 단결시키는 바가 없다 하더라도 또한 와해시킬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