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4305 平公曰 寡人亦有過焉하니 酌而飮寡人하라 杜蕢洗而揚觶어늘 公謂侍者曰 如我死라도 則必毋廢斯爵也라하니
集說
≪集說≫ 揚觶는 擧觶也니 盥洗而後擧는 致潔敬也라 平公自知其過하야 旣命蕢以酌하고 又欲以此爵爲後世戒라
故記者云 至今晉國이 行燕禮之終에 必擧此觶하야 謂之杜擧者라하니 言此觶는 乃昔者杜蕢所擧也라
大全
≪大全≫ 長樂陳氏曰 先王制爲喪臣之禮하야 於服則衰絰하고 於膳則不擧하며 於樂則弛縣으로 以至與斂往弔히 莫不盡禮라
是以柳莊之卒에 衞獻公不釋祭服而往襚하고 叔弓之卒에 隱公不與斂하며 仲遂之卒에 宣公猶繹而萬入을 君子非之라
然則悼子之未葬에 平公飮酒하고 至於鼓鐘이 其可乎아 此杜蕢所以升酌而譏之也니 非杜蕢면 不能改平公之過於群臣不言之際요 非平公이면 不能彰杜蕢之善於後世矣리라
蓋杜蕢之所存者忠也요 所敢爲者勇也며 平公之知悔者智也요 不掩人者義也니 皆禮之所與也라
然
이나 하고 하니 則所謂智而且義者
는 蓋亦勉强之而已
라
噫
라 三代之季
에 賢者陸沈多矣
라가 及不得已然後
에 出而見於世
라 故
하고 하며 하고 하니 則善諫見於宰夫
가 不爲過矣
라
평공平公이 말하였다. “
과인寡人도 잘못이 있으니 잔에 술을 따라 과인에게도
벌주罰酒를 마시게 하라.” 두괴가 잔을 씻어 술을 따라서 술잔을 올리자,
평공平公이
시자侍者들에게 일러 말하기를 “만약 내가 죽더라도 반드시 이 술잔을 버리지 말라.”고 하였다.
觶
그 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연례燕禮에 이미 술잔을 다 올리고 나서 술잔을 높이 들어 올리는 것을 두거杜擧라고 이른다.
集說
양치揚觶는 술잔을 드는 것인데, 손을 씻고 술잔을 씻은 뒤에 드는 것은 깨끗하고 공경함을 극진히 한 것이다. 평공平公이 스스로 그 과오를 알고서 이미 두괴에게 술잔에 술을 따르도록 명命하고 또 이 술잔으로 후세에 경계를 삼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기록한 사람이 “오늘날까지 진晉나라가 연례燕禮를 거행함이 끝남에 반드시 이 술잔을 들어올리면서 그것을 두거杜擧라고 한다.”고 했으니, 이 술잔이 바로 옛날에 두괴가 들어올린 것이라는 말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두궤杜蕢’가 ‘도괴屠蒯’로 되어 있고, 문장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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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락진씨長樂陳氏:선왕先王이 상喪을 당한 신하를 위한 예禮를 제정해서 상복에 있어서는 최질衰絰을 입고 음식에 있어서는 성찬을 들지 않으며, 음악에 있어서는 연주를 위해 매달아놓은 악기를 풀어놓는 것에서부터 염斂에 참여하고 가서 조문함에 이르기까지 예를 다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 때문에 유장柳莊이 죽었을 때 위衞나라 헌공獻公이 제복祭服을 벗지 않고 가서 제복을 벗어서 수의襚衣로 사용하게 하고, 숙궁叔弓이 죽었을 때 은공隱公이 염습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중수仲遂가 죽었을 때 선공宣公이 오히려 역제繹祭를 지내고 만무萬舞를 가지고 들어간 것을 군자가 그르다 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도자知悼子를 장사지내기 전에 평공이 술을 마시고 심지어 종을 친 것이 옳겠는가. 이것이 두괴가 당상에 올라가서 잔에 술을 따라주면서 비판한 까닭이니, 두괴가 아니었으면 평공의 잘못을 여러 신하들이 말하지 않을 때에 고치게 하지 못했을 것이요, 평공이 아니었으면 두괴의 훌륭함을 후세에 드러내지 못하였을 것이다.
두괴가 가슴속에 간직했던 것은 충성이고, 과감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용맹이며, 평공이 뉘우칠 줄 안 것은 지혜이고, 남의 훌륭함을 가리지 않았음은 의이니, 모두 예에서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평공이 맹자를 현명하게 여겼으나 끝내 만나보지 못했고, 해당亥唐을 높였으나 끝내 함께 나라를 다스리지 않았으니, 그렇다면 이른바 ‘지혜롭고 의롭다’는 것은 또한 억지로 힘쓴 것이었을 뿐이다.
≪춘추좌씨전≫에서는 도궤屠蕢가 군주가 밝게 듣도록 하지 못했다고 악공樂工을 책망했고, 폐숙嬖叔이 군주가 밝게 보지 못하도록 한 것을 책망했으며, 자신은 맛을 잘 보지 못하게 한 것을 책망했으니, 말은 비록 다르지만 실제로는 같은 뜻이다.
아! 삼대三代시대의 말엽에 현자賢者들이 많이들 숨어있다가 부득이함에 미친 뒤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러므로 작위를 사양함이 도양屠羊에게서 보이고, 독서를 비난함이 윤편輪扁의 수레바퀴에서 보이며, 관직의 직분을 지킨 일이 우인虞人에게서 보이고, 슬프고 처량한 노래가 소에게 여물을 먹이던 영척寗戚에게서 보이니, 궁중의 수라를 담당하는 재부宰夫에게서 훌륭한 간언이 나온 것이 과장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