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人之常情이 罕能無惑하여 大抵蔽於所信하고 阻於所疑하며 忽於所輕하고 溺於所欲하나니
信旣偏則聽言而不考其實이라 由是로 有過當之言하고
疑旣甚則雖實而不聽其言이라 於是에 有失實之聽하고
輕其人則遺其可重之事하고 欲其事則存其可棄之人하나니
斯幷苟縱私懷하고 不稽皇極하여 于以虧天下之理하며 于以失天下之心이라
故常情之所輕은 乃聖人之所重이니 圖遠者는 先驗於近하고 務大者는 必愼於微하여 將在博採而審用其中이요 固不在慕高而好異也니이다
3-1-16 무릇 사람의 마음은 의혹이 없는 경우가 드물어 대개 믿는 바에 가리어지고 의심한 바에 막히며 가볍게 여긴 것에 소홀해지고 욕심낸 것에 탐닉하게 됩니다.
믿음이 치우치고 나면 말을 듣고도 그 실상을 고찰하지 못하니, 이로 말미암아 실제보다 지나친 말이 있게 됩니다.
의심이 깊어지고 나면 사실에 맞더라도 그 말을 듣지 않게 되니, 이에 사실이 아닌 말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그 사람을 가볍게 봄으로써 중요하게 여겨야 할 일을 놓치게 되고, 그 일에 욕심을 냄으로써 버려야 할 사람을 쓰게 됩니다.
이것은 모두 구차히 사사로운 마음에 내맡기고 황극皇極의 법도를 상고하지 않는 것으로, 이 때문에 천하의 이치가 어그러지고 천하의 인심을 잃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에 가볍게 여기는 것은 곧 성인이 중하게 여기는 바입니다. 먼일을 도모하려면 먼저 가까운 것에서 징험하고, 큰일을 힘쓰려면 반드시 세미한 데에서 신중히 하여 장차 넓게 채록하되 그 가운데에서 살펴서 쓰는 데 두어야 할 것이지, 진실로 고원高遠한 것을 사모하고 괴이한 것을 좋아하는 데 두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