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理天下者는 以義爲本하고 以利爲末하며 以人爲本하고 以財爲末하나니 本盛則其末自舉하고 末大則其本이 必傾이라
自古及今에 徳義立而利用不豐하며 人庶安而財貨不給하여 因以喪邦失位者가 未之有也라
故曰不患寡而患不均하며 不患貧而患不安이라하고 有徳이면 必有人하고 有人이면 必有土하고 有土면 必有財라하며 百姓足이면 君孰與不足이라하니 蓋謂此也요
自古及今
에 徳義不立
이로되 而利用克
하며 人庶不安
이로되 而財貨可保
하여 因以興邦固位者
가 亦未之有焉
하니
故曰財散則人聚
하고 財聚則人散
이라하며 與其有聚斂之臣
으론 寧有盜臣
注+① 此見大學.이라하며
無令侵削兆庶
하여 以爲天子 取怨于下
니 其有若此者
면 行罰無赦
注+② 此見月令.라하니 蓋爲此也
라
殷紂가 以貪冒失人而亡하고 周武가 以散發得人而昌하니
則紂之多藏은 適所以爲害己者之資耳라 尙何賴於財賄哉리오
太宗이 亦云 務蓄積하고 而不恤人이 甚非國家之計라
隋氏不道
하여 聚斂無厭
이러니 所實洛口諸倉
이 卒爲李密所利
注+③ 密傳 “密以千人, 拔興洛倉, 據之, 開倉賑給, 衆統屬至數十萬.”라하시니
此則前代已行之明效며 聖祖垂裕之格言이니 是而不懲이면 何以爲理리오
11-1-19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의리를 뿌리로 하고 이익을 말단으로 여기며 사람을 뿌리로 하고 재물을 말단으로 여기니, 뿌리가 성대하면 말단은 저절로 이루어지며 말단이 비대하면 그 뿌리가 반드시 경복傾覆하는 법입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덕의德義가 수립되었는데 이용利用이 풍부하지 못하고 인민이 편안한데 재화가 넉넉하지 못해 나라를 잃고 지위를 잃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백성이〉
고 하였고,
고 하였으며,
라고 하였으니, 대개 이를 이른 것입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덕의德義가 수립되지 않았는데 이용利用이 능히 베풀어지며 인민이 편안치 않은데 재화를 보존하여 이를 가지고 나라를 일으키고 지위를 견고히 한 자 또한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고 하였고,
고 하였으며,
注+① 財散則人聚……寧有盜臣:이 구절은 ≪禮記≫ 〈大學〉에 보인다.
고 하였으니,
注+② 無令侵削兆庶……行罰無赦:이 구절은 ≪禮記≫ 〈月令〉에 보인다. 대개 이를 이른 것입니다.
李密
은나라 주왕紂王은 탐욕을 일삼다가 사람들을 잃어 망하였고 주나라 무왕은 재물을 흩음으로 사람들을 얻어 창성하였습니다.
주왕紂王이 그토록 많이 간직한 보화가 단지 자신을 해치는 자들의 밑천이 되는 데 지나지 않았던 셈이니, 오히려 어떻게 재화를 믿을 수 있단 말입니까.
태종太宗(이세민李世民)께서도 이르시기를 “재물을 모으는 데 힘쓰고 사람들을 구휼하지 않음은 결단코 국가를 위한 계책이 못 된다.
수隋나라가
부도不道하여 만족할 줄 모르고 재물을 수탈하였는데,
낙구洛口의 여러 창고에 채워둔 물건들이 결국
에게 이로운 바가 되고 말았다.”고 하셨습니다.
注+③ 卒爲李密所利:≪新唐書≫ 〈李密傳〉에 “이밀이 천 명으로 洛倉을 발흥하여 점거하고 창고를 열어 진휼하니, 식솔을 데리고 온 무리들이 수십만 명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이것이 곧 전대에 이미 행해졌던 분명한 증거이며 성조聖祖께서 각별히 남기신 격언이니, 이러함에도 뉘우치지 않는다면 어떻게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