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이 聞於書하니 曰 無輕人事하여 惟難하며 無安厥位하여 惟危라하니 此는 理之所以興也요
又曰 厥後嗣王이 生則逸하여 不知稼穡之艱難이라하니 此가 亂之所由始也라
以陛下天縱聖哲로 事更憂危하사 夙夜孜孜하사 志求致理하실새
往年에 論及百姓하사 必爲悽然動容하사 每言 朕於蒼生에 支體도 亦無所惜이라하시니
臣이 久叨近侍하여 亟奉德音하니 竊謂一代黔黎가 必躋富壽之域이라하며
昨奏人間疾苦하여 十分에 纔及二三하니 聖情이 已甚驚疑라 皆謂臣言을 過當이라하니
然則愁怨之事가 何由上聞이며 煦育之恩이 何由下布이리잇고
典籍所戒가 信而有徵이라 一虧聖猷하면 實可深惜하니이다
12-6-6
신臣이 ≪
서경書經≫를 보니,
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다스림이 흥기한 연유입니다.
또
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화란이 시작되는 연유입니다.
폐하께서는 하늘이 내신 성스러움과 현철함으로, 만사가 다시 걱정스럽고 위태로워지자 아침저녁으로 힘쓰셔서, 마음에 지극한 다스림을 바라고 계십니다.
왕년에 논의하시다 백성에 미치시면 반드시 백성을 위해 서글픈 용모를 드러내시고 매번 말씀하시기를, “짐朕은 백성들에 관한 일이라면 내 몸을 돌보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신은 오랫동안 외람되이 가까이 모시면서 자주 덕음德音을 받들어, 가만히 생각하기를 “한 시대의 백성들이 필시 부유하고 장수하는 경계에 오를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인간세상의 질고疾苦를 상주上奏하여 겨우 10분 2, 3을 언급하였는데, 성상께서 매우 놀라시며 의심하시기에 모두들 신의 말이 지나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백성들이 근심하고 원망하는 일이 어떻게 위에서 들을 수 있겠으며 백성을 보살피는 은혜가 어떻게 아래에서 펼쳐지겠습니까.
전적典籍에서 경계한 바가 믿고 징험할 수 있으니, 한 번 성상의 모책이 어그러지면 실로 매우 애석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