陛下가 若以必與己同者爲忠良하며 自我作者는 無改變인댄 如此則上之所欲을 莫不諂하고 上之所失을 莫不從하여
水火相濟
가 不爲非
하며 金礪相須
가 不爲是
하고 恥過
非
가 不足戒
하며 捨己從人
이 不足稱
하여 惟意是行
하면 則匡輔
가 或幾乎息矣
라
匡輔息하면 則理不可致니 仲尼所謂一言喪邦者가 在於予之言而莫予違也로소이다
事關興亡일새 固不可忽이어늘 希旨順黙이 浸已成風하니 奨之使言이라도 猶懼不既어든 若又阻抑하면 誰當貢誠이리오
伏恐未亮斯言하여 請以一事爲證하노이다 只如延齡兇妄이 流布寰區일새 上自公卿近臣으로 下逮輿臺賤品히 諠譁談議가 億萬爲徒하나 能以上言이 其人有幾요
陛下가 試令親信으로 博採輿詞하여 參校比來所聞하면 足鑑人間情僞하리이다
11-1-26 폐하께서 만약 반드시 자신과 함께하는 자를 충직하고 선량하다고 여기시며 스스로 기획하신 일은 바꾸는 법이 없으시다면, 윗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아첨하지 않는 경우가 없고 윗사람이 잘못한 것도 따르지 않음이 없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도 따질 것이 못 되고
도 옳게 여길 것이 못 되며, ‘허물을 부끄러워하고 잘못을 뉘우침’도 경계로 삼기 부족하고,
도 칭찬할 만한 것이 못 되어, 오직 뜻대로만 행하면 군주를 바르게 보필하는 도리가 혹 거의 그치게 될 것입니다.
군주를 바르게 보필하는 도리가 그치게 되면
치리治理가 이루어질 수 없으니,
중니仲尼가 말한
는 것도 자신의 말에 대해 아무도 어기는 사람이 없게 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사체事體가 국가의 흥망에 관련되니 결단코 소홀히 여겨서는 아니 될 터이건만, 폐하의 뜻에 맞추어 순종하여 침묵함이 어느덧 풍조를 이루었으니, 진언進言하도록 장려해도 이르지 못할까 두려운데, 만약 저지하고 억제한다면 누가 성의誠意를 다 바치겠습니까.
삼가 이 말씀만으로는 충분치 못할 듯하기에 청컨대 한 가지 사례를 들어 증명하겠습니다. 단지 배연령의 흉악하고 요망함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어 위로는
공경公卿과
근신近臣으로부터 아래로
와 같은
천품賤品에 이르기까지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는 자들이
억만億萬이나 되지만 이 일을
상언上言하는 자들은 과연 몇이나 됩니까.
폐하께서 시험 삼아 친히 여기고 믿는 자들을 시켜 여론을 널리 채록하여 근래 들은 바를 참고해보시면 사람들의 겉마음과 속마음을 충분히 살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