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卑而僭用尊道하면 則職廢于下하고 以尊而降代卑職하면 則德喪于上하나니 職廢則事不擧하고 德喪則人不歸라
事不擧者는 弊雖切而患輕하고 人不歸者는 釁似微而禍重이니 玆道得失이 所關興亡일새
聖王이 知宇宙之大를 不可以耳目周라 故淸其無爲之心而觀物之自爲也하며
知億兆之多를 不可以智力勝이라 故壹其至誠之意而感人之不誠也어늘
異於是者는 乃以一人之聽覽으로 而欲窮宇宙之變態하며 以一人之防慮로 而欲勝億兆之姦欺하여 役智彌精호되 失道彌遠하니
故宣尼가 述陶唐之盛호되 曰 惟天爲大어늘 惟堯則之라하시고
周詩에 美文王之德호되 曰 不識不知하여 順帝之則이라하니
是皆覆育萬物하여 渾然大同하여 無好無惡하며 不忌不克之謂也라
5-6-3 비천한 자가 존귀한 자의 법도를 참람되게 쓰면 직분이 아래에서 폐해지며, 존귀한 자가 스스로를 낮추어 비천한 자의 일을 대신하면 덕이 위에서 손상되니, 직분이 폐해지면 일이 행해지지 않고 덕이 상하면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일이 행해지지 않음은 폐단이 비록 절실하긴 하나 근심은 가벼운 반면 사람이 돌아오지 않음은 허물이 작은 듯해도 화禍가 무거우니, 이 도道를 얻느냐 잃느냐 하는 것은 흥망과 관련됩니다.
성왕聖王은 큰 우주(천하)를 단지 귀와 눈으로 궁구할 수 없음을 알았으므로 무위無爲의 마음을 맑게 하여 만물이 스스로 작동함을 살폈습니다.
또 억조의 백성을
지력智力만으로 이길 수 없음을 알았으므로
이와 다른 자는 한 사람의 보고 듣는 것으로 우주가 변화하는 모습을 궁구하려 하며, 한 사람의 방비하고 걱정하는 것을 가지고 억조나 되는 사람들의 간사한 속임수를 이기려 하여 지혜를 씀이 정밀할수록 도道를 잃는 것이 더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공자孔子가
도당陶唐의 성대함을 찬술하여 말하기를
라 하셨고,
≪
시경詩經≫에서
주周 문왕文王의 덕을 찬미하여 말하기를
라고 하셨으니,
이는 모두 만물을 길러 혼연히 하나가 되어, 좋아함도 없고 싫어함도 없으며 꺼리지 않고 시샘하지 않음을 이른 것입니다.
漢 高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