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이 聞王者之道가 坦然著明하여 奉三無私하여 以勞天下호되 平平蕩蕩하고 無側無偏이라하고
所謂三無私者는 如天之無私覆也하며 如地之無私載也하며 如日月之無私照也하니
其或有過면 如日月之有蝕焉하여 過也에 人皆見之하고 更也에 人皆仰之하나니
日月이 不疾於蔽虧하고 人君이 不吝於過失이라 虧而能復이면 無損於明하고 過而能改면 不累於德이니이다
昨者에 臣所奏事를 惟有趙憬이 得聞이어늘 陛下가 以至勞神하사 委曲防護하시니 是於心膂之內에 尙有形迹之拘라
職同事殊
하면 鮮克以濟
하니 恐爽無私之德
하고 且傷不吝之明
注+① 鑑 “臣祖禹曰 ‘凡此皆德宗心術之蔽也. 故蕭復諫之於前, 陸贄論之於後, 而終不改, 蓋自以爲得馭下之術, 而不知失爲上之道, 是以愈疑而愈暗也.’”하노이다
夫元首股肱이 義實同體하여 諮詢獻納이 一日萬幾니 宣之使言이라도 猶未盡意어든 言若有阻하면 意何由通이리오
啟沃既難하고 機務斯壅하면 雖荷綢繆之顧나 實增曠廢之憂하니 仰希聖聰은 更賜裁處하소서
이른바 ‘세 가지 사사로움이 없음’이라는 것은 하늘이 사사로이 덮어줌이 없는 것과 같으며, 땅이 사사로이 실어줌이 없는 것과 같으며, 해와 달이 사사로이 비춤이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혹여 허물이 있다면 일식이나 월식이 있는 것과 같아, 허물이 있을 때에는 사람들이 누구나 보고 허물을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봅니다.
해와 달은 가리거나 이지러지는 것을 병통으로 여기지 아니하며, 인군은 과실이 있는 것을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이지러졌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면 그 밝음에 손상됨이 없으며, 과실이 있더라도 고칠 수 있다면 그 덕에 누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번에 신이 아뢴 일은 오직 조경만이 들었는데, 폐하께서 이 때문에 노심초사하여 일일이 방비하는 지경에 이르셨으니, 이는
심복心腹과 같은 신하들에 대해 오히려
직분이 같은데 일이 다르면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무니, 사사로움이 없는 덕을 해치고 또한 과실을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는 밝음을 손상시킬까 두렵습니다.
注+① 職同事殊……且傷不吝之明:≪唐鑑≫에 “臣 范祖禹가 이르기를, ‘무릇 이것은 모두 德宗의 심술의 폐단입니다. 그러므로 蕭復(소복)이 전에 그것에 대하여 간하고 陸贄가 뒤에 그것에 대하여 논하였음에도 끝내 고치지 못하였으니, 아마도 스스로 아랫사람을 거느리는 방법을 얻었다고 여기고 윗사람 된 도리를 잃었음은 몰랐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의심하면 의심할수록 더더욱 어두워졌습니다.’ 하였다.”라고 하였다.
은 의리가 실로 한 몸이어서 군주가 자문하고 신하가 의견을 올리는 것이 하루에
만기萬幾를 보살피는 것이니, 선유하여 진언케 하더라도 오히려 뜻을 다하기 어려운데, 만약 진언함을 막는다면 뜻을 어떻게 알릴 수 있겠습니까.
군주를 계도하고 보좌함이 이미 어렵고 온갖 정무가 막히게 되면, 비록 물 샐 틈 없이 방비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직책을 소홀히 하고 버려두는 근심만 더하게 될 것입니다. 우러러 바라건대 성상께서 다시 재량하여 처리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