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或昧於懷柔하고 務在攻取하여 不徵敎化之未至하며 不疵誠感之未孚하고 惟峻威是臨하며 惟忿心是肆하여 視人如禽獸하여 而曝之原野하고 輕人如草芥하여 而勦之銛鋒하여 叛者不賓則命致討하고 討者不克則將議刑이면
是使負釁者
로 懼必死之誅
하고 奉辭者
로 慮無功之責
하며 編甿
은 以
而思變
하고 士卒
은 以憚於死喪而念歸
하리니 萬情相攻
하면 亂豈有定
이리오
一夫不率하면 闔境罹殃하고 一境不寧하면 普天致擾하여 兵連禍結하면 變起百端하나니
故孔子曰 遠人不服호되 而不能來也하며 邦分崩離析호되 而不能守也하고 而謀動干戈於邦內하니 吾恐季孫之憂가 不在顓臾而在蕭牆之內矣라하시니
此蓋必然之常理며 至當之格言이니 足以爲明鑑元龜하여 貫百王而不易者也어늘 事乃反覆하니 得無懼乎아
夫理有必然則殊途가 歸於同轍하고 言有至當則異代가 應如合符하나니
頃以東北孽徒가 職貢廢闕이라하여 陛下가 忿其違命하사 大擧甲兵하사 至令逆泚誘姦하여 乘釁而動하니 所備之寇는 猶遠介於河山이어니와 不虞之戎은 已竊發於都輦하고 蕭牆之戒가 不其信歟아
6-9-8 혹시라도 회유懷柔하는 데 어둡고 공격하여 취함에 힘써서 교화가 지극하지 않음을 징계하지 않고 정성으로 감화시킴이 미덥지 못함을 허물로 여기지 않고서, 오로지 준엄한 위엄으로 군림하고 오로지 분노한 마음을 한껏 부려서, 사람을 보기를 금수처럼 여겨 들판에 시체를 드러나게 하고 사람을 초개와 같이 하찮게 여겨 날카로운 칼끝에 죽게 만듭니다. 그리하여 반란한 자가 조회하지 않으면 토벌을 명하고, 토벌군이 이기지 못하면 형벌을 의론하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이는 죄를 지은 자로 하여금 반드시 죽임을 당하는 주벌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게 하고, 사명辭命을 받든 자로 하여금 아무 공적이 없다는 책망을 받는 것을 걱정하게 하며, 백성은 부역에 시달려 변란을 일으킬 것을 생각하고, 사졸은 목숨을 잃는 것을 꺼려서 돌아갈 것을 생각하게 만들 것입니다. 오만 가지 마음이 서로 공박한다면 난리를 어찌 평정하겠습니까.
한 지아비가 따르지 않으면 온 경내가 재앙에 걸리고, 한 경내가 안녕하지 못하면 온 천하가 어지러워지며, 병란이 이어지고 앙화가 연결되면 변고가 백방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자孔子는 말하기를
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대개 반드시 그러한 이치이며 지극히 마땅한 격언이니, 백세百世의 왕들을 거쳐도 바뀌지 않을 명감明鑑과 원귀元龜로 삼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일이 마침내 반복反覆되고 있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치상 반드시 그러한 점이 있으면 길이 달라도 같은 길로 돌아가게 되고, 말에 지당한 점이 있으면 시대가 달라도 응하기를 부절이 합하듯 합니다.
최근에 동북東北의 역도가 직공職貢을 폐하여, 폐하께서 그들이 명을 어긴 것에 분노하여 크게 갑병甲兵을 일으키시어, 역적 주자朱泚로 하여금 간악한 자를 유인하여 틈을 보아 준동하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대비를 갖춘 역적들은 오히려 멀리 하수河水와 산악山岳에 막혀 있었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병사兵事가 이미 천자의 수도에서 몰래 발생하였으니, 소장蕭牆의 경계가 믿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