陛下
가 英姿逸辯
이 邁絶人倫
하시고 武略雄圖
가 物表
하사
憤習俗以妨理하시고 任削平而在躬하사 以明威照臨하시고 以嚴法制斷하사
流弊日久
어늘 浚恒太深
注+① 恒卦初六云 “浚恒貞, 凶.” 王弼注云 “求深窮底, 令物無餘蘊.” 則物不能堪, 雖正亦凶. 德宗猜忌太甚, 故公及此.하시니 遠者驚疑
하여 而阻命逃死之亂
이 作
하고 近者畏懾
하여 而偸容避罪之態
가 生
하여
君臣意乖하고 上下情隔하여 君務致理하나 而下防誅夷하고 臣將納忠하나 又上慮欺誕이라
臣於往年
에 曾任御史
하여 獲奉朝謁
이 僅欲半年
하니 陛下
가 嚴邃高居
하사 未嘗降旨
하시고
軒墀之間에 且未相諭어든 宇宙之廣을 何由自通이리잇고
雖復例對使臣
하며 別延宰輔
하나 旣殊
하고 且異公言
하니
未行者는 則戒以樞密勿論하고 已行者는 又謂之遂事不諫하여
漸生拘礙하여 動涉猜嫌하니 由是로 人各隱情하여 以言爲諱하여
至於變亂將起하고 億兆同憂호되 獨陛下가 恬然不知하여 方謂太平可致라하시니
陛下
가 以今日之所覩
로 驗往時之所聞
하시면 孰眞孰虛
며 何得何失
고 則事之通塞
을 備詳之矣
며 人之情僞
를 盡知之矣
注+② 左傳僖公二十八年, 楚子曰 “晉侯在外十九年矣, 而果得晉國, 險阻艱難, 備嘗之矣, 民之情僞, 盡知之矣.”라
2-3-14 폐하의 영준한 자태와 빼어난 변론은 일반 사람들의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었고, 무략과 웅략은 사물의 바깥까지 포용하고 있습니다.
몸소 〈
번진藩鎭을〉 평정하는 것을 담당하시어 밝은 위엄으로 살피고 엄한 법으로 결단하셨습니다.
그러나
유폐流弊가 오래되었는데 새롭게 요구하신 것이 평소보다 너무 심하니,
注+① 浚恒太深:≪周易≫ 라고 하였으니, 남이 감당할 수 없으면 비록 바르더라도 역시 흉하다. 德宗의 猜忌가 아주 심하였으므로, 공이 이 말을 언급한 것이다. 멀리 있는 자는 놀라고 의심하여 죽을 운명을 피하고자 왕명을 거부하는 난리를 일으켰고, 가까이 있는 자는 두려워하고 벌벌 떨어서 죄를 받는 것을 피하고자 구차하게 영합하는 태도를 일으켰습니다.
군주와 신하의 뜻이 괴리되고 위와 아래의 실정이 막혀, 군주가 정치를 잘하려고 힘써도 신하는 주벌을 받는 것을 대비하고, 신하가 충언을 바치려 하여도 또 상께서 기만하고 허탄한 것이 아닌지를 우려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폐하의 정성은 군중에게 베풀어지지 않고 군중의 실정은 총명하신 폐하께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신은 왕년에 일찍이 어사御史의 직임을 맡아서 조현朝見을 하는 것을 거의 반년 동안 바라였는데, 폐하께서는 삼엄하고 깊은 궁궐에 높이 거처하시기만 하고 한 번도 칙지를 내려 자문한 적이 없으셨습니다.
뭇 신하들은 황송하고 두려워하여 추창趨蹌하여 물러나서 또한 사정을 진열하여 상주하지 못하였습니다.
조정 안에서도 군신이 서로 깨우치지 못하는데, 드넓은 천하에서 실정이 어찌 절로 통할 길이 있겠습니까.
비록 다시 관례에 따라 사신使臣을 면대하시고 재상들을 별도로 인견하시며 말씀하시지만 〈그때의 말씀이〉 여러 신하들의 말과 다른 데다가 조정의 공론과도 다릅니다.
시행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인견하시며 말씀하시지만 그때의 말씀이〉 국가 기밀에 관한 일은 논하지 말라고 경계하시고, 이미 시행한 일에 대해서는 또한
고 하십니다.
그리하여 점차 거리끼고 얽매이는 마음이 생겨나서 걸핏하면 시기하고 미워하십니다. 이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각각 실정을 숨기면서 말하는 것을 꺼렸습니다.
그리하여 변란이 장차 일어날 적에 백성들이 근심을 같이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유독 폐하께서는 태연히 모르고 계시면서, 곧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폐하께서는 오늘날 목격하신 일을 가지고 지난날 들은 말들을 징험하시면 그 진위와 득실의 여부를 따져보실 수 있을 것이니,
사정事情의 통함과 막힘을 상세히 깨닫게 되실 것이며, 사람의 실정과 거짓을 전부 알게 되실 것입니다.
注+② 人之情偽 盡知之矣:≪春秋左氏傳≫ 僖公 28년에, 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