是以勞心於服遠者는 莫若修近而其遠自來요 多方以救失者는 莫若改行而其失自去니
若不靖於本而務救於末이면 則救之所爲가 乃禍之所起也라
修近之道와 改行之方이 易於擧毛하니 但在陛下然之與否耳라
儻或重難易制하여 姑務持危인댄 則當校禍患之重輕하며 辨攻守之緩急이니
1-1-15 무릇 아교를 던져 탁한 황하를 맑게 하는 것은 발원한 곳을 맑게 하여 탁한 것이 변하도록 하느니만 못하고, 끓는 물을 퍼올려서 끓는 것을 멈추고자 하는 것은 땔감을 끊어 끓는 물이 신속히 멈추도록 하는 것만 못합니다.
이 때문에 멀리 있는 이를 복종시키는 데 마음을 쓰는 것으로는 가까운 곳에 있는 이를 잘 다스려서 멀리 있는 이가 저절로 오게 하는 것만 한 것이 없고, 다방면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것으로는 행동을 개선하여 실수가 저절로 줄어들게 하는 것만 한 것이 없습니다.
만약 근본을 진정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말단을 바로잡는 데 치중한다면 바로잡고자 한 일이 곧 화의 근원이 됩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이를 다스리는 방도와 행동을 개선하는 방법은 터럭을 드는 것보다 쉬우니, 단지 폐하께서 그렇게 하시느냐 마시느냐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혹시라도 쉽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을 매우 어렵게 여겨 잠시 위급한 상황을 타개하는 데 힘쓰고자 한다면, 화환禍患의 경중을 따지고 공수攻守의 완급을 가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