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之王者가 明四目하며 達四聰은 蓋欲幽抑之必通하며 且求聞己之過也요 垂旒於前하며 黈纊於側은 蓋惡視聽之太察하여 唯恐彰人之非也러니
降及末代하여는 則反於斯하여 聰明이 不務通物情하고 視聽이 祇以伺罪釁하여 與衆違欲하고 與道乖方할새 於是에 相尙以言하며 相示以智하며 相冒以詐하여 而君臣之義가 薄矣라
以陛下의 性含仁聖하시고 意務雍熙호되 而使至道未孚하니 臣이 竊爲陛下하여 懷愧於前哲也하노이다
3-1-26 옛날에 왕 노릇 하는 사람이 사방의 눈을 밝게 하며
막힌 것을 반드시 통하게 하고자 한 것이며 자신의 잘못에 대해 듣기를 구한 것이고, 면류관 앞에
수류垂旒를 걸고
은 너무 지나치게 보고 듣는 것을 싫어하여 오로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들추어내기만 할까 염려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후대에 이르러서는 이와 반대로 하여 귀 밝고 눈 밝은 것이 세상의 실정을 통하는 데 힘쓰지 않고 보고 듣는 것이 단지 과오만을 사찰하여 대중들의 바람과 어긋나고 가는 길의 방향이 틀어졌기에, 서로 말을 숭상하고 서로 지혜를 보이고 서로 거짓을 덮어주어
군신君臣의
의義가 박해졌습니다.
冕旒
폐하께서는 인성仁聖을 타고나셨고 태평성대를 이루는 데 뜻을 두고 계시지만 지극한 도道가 아직 미덥게 베풀어지도록 하지 못하셨습니다. 신은 삼가 폐하를 위하여 전대의 현인들에게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옛사람들이 자신의 임금이 요순堯舜과 같지 않은 것을 부끄러워하였으니, 저 또한 이것을 마음으로 삼아서 그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