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이 伏以任摠百揆者는 與一職之守로 不同하고 富有萬國者는 與百揆之體로 復異하니 蓋尊領其要하고 卑主其詳하여 尊尙恢弘하고 卑務近細하나니
是以練覈小事하고 糾察微姦은 此가 有司之守也요 維御萬樞하고 選建庶長하여 摠綱而衆目咸擧하고 明邇而群方自通은 此가 大臣之任也요
愚智兼納하며 洪纖靡遺하여 蓋之如天하며 容之如地하여 垂旒黈纊而黜其聰察하고
匿瑕藏疾而務於包含
注+① 左宣十五年 “하여 不示威而人畏之如雷霆
하고 不用明而人仰之如日月
은 此
가 天子之德也
니
5-6-2 신臣이 삼가 아룁니다. 백규百揆를 총괄하는 자는 한 직책을 책임지는 자와 같지 않고, 만국萬國의 부富를 소유한 자는 백규를 총괄하는 자의 사체事體와는 또 다르니, 존귀한 이는 그 요체를 장악하고 비천한 자는 그 구체적인 것을 주관하며, 존귀한 이는 넓고도 큰 것을 숭상하고 비천한 자는 비근하고 세세한 것에 힘씁니다.
이 때문에 소사小事를 꼼꼼히 살피고 소악小惡을 규찰하는 것은 관리들이 하는 일이며, 만기萬機를 이끌고 통제하며 장관을 뽑아 세우며 강령을 총괄함에 온갖 조목이 모두 거행되고 가까운 것을 밝힘에 만방萬方이 절로 통하게 하는 것은 대신大臣의 임무이며,
어리석건 지혜롭건 모두 받아들이며 크건 작건 버려둠이 없어 하늘처럼 덮어주고 땅처럼 포용하여, 면류관의 술[유旒]을 드리우고 귓가에 솜 방울[주광黈纊]을 매달아 지나치게 꼼꼼히 듣고 살피는 것을 물리치고,
허물을 눈감고 잘못을 보듬어 포용하는 데에 힘쓰며,
注+① 匿瑕藏疾而務於包含:≪春秋左氏傳≫ 宣公 15년에 “川澤은 더러운 물을 받아들이고, 산과 늪은 毒蟲을 숨겨주고, 아름다운 玉도 瑕疵를 품고 있다.”라고 하였다. 위세를 내세우지 않아도 사람들이 천둥처럼 경외하게 하며 밝음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이
일월日月처럼 우러러 보는 것이 천자의
덕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