然致知 莫大於讀書하니 二十三段至三十三段은 總論讀書之法이요 三十四段以後는 乃分論讀書之法而以書之先後爲序라
始於大學하야 使知爲學之規模次序而後에 繼之以論孟詩書하고 義理充足于中이면 則可探大本一原之妙라 故繼之以中庸하고 達乎本原이면 則可以窮神知化라 故繼之以易하고 理之明, 義之精하야 而達乎造化之蘊이면 則可以識聖人之大用이라 故繼之以春秋하니 明乎春秋之用이면 則可推以觀史而辨其是非得失之致矣리라
橫渠易說以下는 則仍語錄之序而周官之義 因以具焉하니라
心通乎道然後
에 能辨是非
를 如持權衡
하야 以較輕重
이니 孟子所謂知言
이 是也
注+孟子公孫丑篇에 孟子曰 我知言이라하니라니라
知言者는 天下之言을 無不究明其理하야 而識其是非之所以然이니라
1-2 心不通於道而較古人之是非면 猶不持權衡而酌輕重이라
竭其目力
하고 勞其心智
하야 雖使時中
注+按 此謂有時而中也니 與中庸所謂時中不同이라이라도 亦古人所謂億(臆)則屢中
注+論語先進篇曰 賜는 不受命이요 而貨殖焉이나 億則屢中이라한대 朱註曰 億은 意度也라하니라이니 君子不貴也
니라
時中은 謂有時而中之요 億은 以意揣度也니 揣度而中이면 則非明理之致矣라
이 권은 치지致知를 논하였으니, 앎이 지극한 뒤에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첫 번째 단락부터 22번째 단락까지는 치지致知하는 방법을 총론總論(通論)하였다.
그러나 치지致知는 독서讀書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22번째 단락부터 33번째 단락까지는 독서하는 방법을 총론總論하였고, 34번째 단락 이후로는 독서하는 방법을 나누어 논하였는데 책의 선후先後를 가지고 순서를 삼았다.
《대학大學》에서 시작하여 학문學問하는 규모規模와 차서次序를 알게 한 뒤에 《논어論語》‧《맹자孟子》‧《시경詩經》‧《서경書經》으로 이었고, 의리義理가 마음속에 충족되면 대본일원大本一原의 묘리妙理를 탐구할 수 있으므로 《중용中庸》으로 이었고, 본원本原을 통달하면 신명神明의 덕德을 연구하고 조화造化를 알 수 있으므로 《주역周易》으로 이었고, 이치가 밝아지고 의義가 정밀하여 조화造化의 심오한 것을 통달하면 성인聖人의 대용大用(큰 운용)을 알 수 있으므로 《춘추春秋》로 이었으니, 《춘추春秋》의 운용運用에 밝으면 미루어 역사책을 보아 시비是非와 득실得失의 이치를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횡거橫渠의 《역설易說》 이하는 《어록語錄》의 순서를 따랐는데, 《주관周官》의 뜻을 인하여 갖추었다.
1-1 이천선생伊川先生이 주장문朱長文에게 답한 편지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마음이
도道를 통달한 뒤에야
시비是非를 분별하기를 저울을 잡고서
경중輕重을 비교하듯 할 수 있으니, 《
맹자孟子》의 이른바 ‘
지언知言(상대방의 말을 아는 것)’이 이것이다.
注+《맹자孟子》〈공손추편公孫丑篇〉에 맹자孟子가 말씀하기를 “나는 상대방의 말을 안다.” 하였다.
도道는 사물의 당연한 이치요, 통通은 깨닫고 통달하는 것이다.
지언知言은 천하天下의 말에 대하여 그 이치를 구명究明하여 시비是非의 소이연所以然(그렇게 된 까닭)을 알지 못함이 없는 것이다.
1-2 마음이 도道를 통달하지 못하고서 고인古人의 시비是非를 비교한다면 이는 마치 저울을 잡지 않고서 경중輕重을 저울질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눈의 힘(視力)을 다하고 마음의 지혜를 수고롭게 하여 비록 가령 때로 맞는다
注+살펴보건대 이 시중時中은 때로 맞음이 있음을 말한 것이니, 《중용中庸》에서 말한 시중時中과는 같지 않다. 하더라도 이는
고인古人의 이른바 ‘
억측臆測하면 자주 맞는다.’
注+《논어論語》〈선진편先進篇〉에 이르기를 “사賜(子貢)는 천명天命을 받지 않고 재화財貨를 증식增殖하였으나 억측億測하면 자주 맞았다.” 하였는데, 주자朱子의 주註에 “억億은 뜻으로 헤아림이다.” 하였다.는 것이니,
군자君子가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이천선생문집伊川先生文集》에 보인다. 이하도 같다.〉
시중時中은 때로 맞음이 있음을 이르고 억億은 뜻으로 헤아리는 것이니, 헤아려서 맞는다면 이치를 밝게 알아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