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鄭衛之音은 悲哀하야 令人意思留連하고 又生怠惰之意하야 從而致驕淫之心하나니 雖珍玩奇貨라도 其始感人也 亦不如是切이니
鄭衛之音은 靡曼淫佚하고 節調悲哀하니 人一聽之하야 心與音逐이면 則漸就懈弛요 因之縱逸不檢이니 其受惑也甚於珍玩奇貨라
彼以目接하야 固足喪志어니와 此以耳受하야 尤足移心이니
所以孔子必放而絶之하시니 亦由入耳感心하야 深見其然이라
但聖人은 主宰定하야 自能不移耳니 否則滅天理而窮人欲하야 其究有不勝言者라
32. 〈횡거선생橫渠先生이 말씀하였다.〉
“정鄭나라와 위衛나라의 음악은 서글퍼서 사람으로 하여금 의사意思가 유련留連(머물러 있음)하게 하고 또 태만怠慢한 생각이 생겨나게 하여, 따라서 교만하고 음탕한 마음을 이루니, 비록 진기珍奇한 완호물玩好物과 기이한 재화財貨라도 처음에 사람을 감동시킴이 또한 이처럼 간절하지는 못하다.
그리하여 따라서 무한無限한 기호嗜好가 생겨난다.
그러므로 공자孔子께서 ‘반드시 추방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니, 또한 성인聖人이 경험하신 것이다.
다만 성인聖人은 외물外物에 옮김을 당하지 않으실 뿐이다.”
[張伯行 註] 사람이 음악音樂에 빠짐을 경계하여 총명聰明을 길러 기욕嗜慾을 끊고자 한 것이다.
음성音聲(音樂)이 사람을 바꾸기는 매우 쉽고 사람의 마음이 혹惑하지 않기는 항상 어렵다.
정鄭나라와 위衛나라의 음악은 사치하고 음탕하며 리듬과 곡조가 슬프고 애처로우니, 사람이 한 번 이것을 듣고서 마음이 음악을 따라 좇아가면 점점 해이해지는 데로 나아가고, 인하여 방종하고 안일하여 검속하지 않게 되니, 그 미혹을 받음이 진완珍玩과 기화奇貨보다도 심하다.
저 진완珍玩과 기화奇貨는 눈으로 접하여 진실로 뜻을 상실하게 하지만 이 음악은 귀로 받아들여서 더욱 마음을 바꿔 놓는다.
그리하여 모든 기호嗜好가 이로부터 끌려가게 된다.
이 때문에 공자孔子께서 정鄭나라와 위衛나라의 음악을 반드시 추방하여 끊으신 것이니, 또한 귀로 들어와 마음을 감동시켜서 그 그러함을 깊이 보셨기 때문이다.
다만 성인聖人은 주재主宰가 안정되어서 자연히 옮겨가지 않을 뿐이니, 그렇지 않으면 천리天理를 멸하고 인욕人欲을 다하여 그 끝을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을 것이다.
군자君子가 간사한 음악과 어지러운 색을 총명聰明에 머물러 두지 않음은 진실로 이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