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卷은 論出處之道하니 蓋身旣修, 家旣齊면 則可以仕矣라
古之人
이 所以必待人君致敬盡禮而後往者
는 非欲自爲尊大
라 蓋其尊德樂道之心
이 不如是
면 不足與有爲也
注+易蒙卦辭曰 蒙은 亨하니 이라 ○ 彖曰 蒙은 山下有險하고 險而止蒙이라 蒙亨은 以亨行時中也요 匪我求童蒙童蒙求我는 志應也라하니라 ○ 孟子公孫丑下에 其尊德樂道不如是면 不足與有爲也라하니라일새니라 〈易傳 下同〉
賢者之進은 將以行其道也니 自非人君有好賢之誠心이면 則諫不行, 言不聽하리니 豈足以有爲哉리오
이 권은 출처出處의 도道를 논하였으니, 몸이 이미 닦여지고 집안이 이미 가지런해지면 벼슬할 수 있다.
그러나 거취去就와 취사取捨를 오직 의義를 따라야 하니, 마땅히 살펴서 처리하여야 한다.
“현자賢者가 아래에 있을 적에 어찌 스스로 나아가 군주君主에게 등용해주기를 구하겠는가.
만약 스스로 등용해주기를 구한다면 반드시 군주가 신용信用할 리가 없다.
옛사람이 반드시 군주가 공경을 지극히 하고
예禮를 다하기를 기다린 뒤에야 간 까닭은 스스로
존대尊大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군주가
덕德을 높이고
도道를 즐거워하는 마음이 이와 같지 않으면 더불어 훌륭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注+《주역周易》 몽괘蒙卦 괘사卦辭에 “몽蒙은 형통亨通하니, 내가 동몽童蒙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몽童蒙이 나를 구하는 것이다.” 하였다.
○〈단전彖傳〉에 “몽蒙은 산 아래에 험함이 있고 험하고 멈추는 것이 몽蒙이다. ‘몽형蒙亨’은 형통할 도道로서 시중時中을 행하기 때문이요, ‘비아구동몽匪我求童蒙 동몽구아童蒙求我’은 뜻이 응應하기 때문이다.” 하였다.
○《맹자孟子》〈公孫丑 하下〉에 “덕德을 높이고 도道를 즐김이 이와 같지 않으면 그러한 군주와 더불어 훌륭한 일을 할 수 없다.” 하였다. 〈《
역전易傳》에 보인다. 이하도 같다.〉
현자賢者의 나아감은 장차 도道를 행하고자 해서이니, 만일 군주가 현자賢者를 좋아하는 성심誠心이 있지 않다면 간쟁諫諍(간쟁)이 행해지지 않고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니, 어찌 훌륭한 일을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