仕而志於富貴者는 固不必言이어니와 或馳騖乎是非予奪之境하야 而此志動於喜怒愛惡之私하며 或經營於建功立業之間하야 而此志陷於計度區劃之巧라
德未成而從政者 未有不奪其志하니 學者所當深省也니라
27. 〈이천선생伊川先生이 말씀하였다.〉
“벼슬살이는 사람의 뜻을 빼앗는다.”
벼슬하면서 부귀富貴에 뜻하는 자는 진실로 굳이 말할 것이 없으나 혹 시비是非와 여탈予奪(與奪)의 경계에 치달려 이 마음이 기뻐하고 노여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사사로움에 동요되며, 혹 공업功業을 세우는 사이에 경영經營하여 이 마음이 계산하여 헤아리고 구획區劃하는 공교로움에 빠진다.
그리하여 덕德이 이루어지지 못하고서 정사에 종사하는 자들은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자가 없으니, 배우는 자들이 마땅히 깊이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