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1 詩書는 載道之文이요 春秋는 聖人之用이니 詩書는 如藥方이요 春秋는 如用藥治病이라
聖人之用
이 全在此書
하니 所謂不如載之行事深切著明者也
注+史記太史公自序傳 子曰 我欲載之空言이나 不如見之於行事之深切著明也라하시니라 ○ 索隱云 案孔子之言은 見春秋緯라라
道無非用
이요 用無非道
나 然詩書
는 卽道而推於用
注+按 詩書는 載二帝三王所行之道니 恐非卽道而推於用也라하니 主道而言故
로 曰載道之文
이요 春秋
는 卽用以明道
하니 主用而言故
로 曰聖人之用
이라
詩書
는 如藥方
하야 固可以治病
이요 春秋
는 如因病用藥
하야 是非得失
이 尤爲深切著明
注+按 本文之意는 則曰與其載之空言이 不如載之行事之深切著明者也요 非謂是非得失之深切著明也라 且因病用藥之下에 卽以是非得失로 袞說了하니 文義亦不分曉니라者也
니라
62-2 有重疊言者
하니 如征伐盟會之類
注+益軒曰 或謂征伐盟會之類 數數出之하니 雖非一時之事나 非各有異義요 又非言以征伐二字分之爲重疊也니라라
[張伯行 註] 春秋之義 有要分別觀之者하고 亦有不必分別觀之者라
其間言之重하고 詞之複하야 如記盟會征伐之類에 或詳擧列國君大夫하고 或贅衍年月日時與其地其事하니 蓋欲成書以便後人之觀覽이면 其勢不得不如此니 必欲各求異義면 則鑿矣라
至於字法之有異及上下文之有異者하야는 予奪褒貶義例存焉하니 則須分別看耳니
62-1 〈이천선생伊川先生이 말씀하였다.〉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은 도道를 실은 글이요, 《춘추春秋》는 성인聖人의 운용이니,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은 약방문藥方文과 같고 《춘추春秋》는 약을 써서 병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
성인聖人의 쓰임이 완전히 이 책에 들어 있으니, 이른바 ‘
행사行事에
기재記載함이 깊고 간절하여 드러나고 분명한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注+《사기史記》〈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의 전傳에 말하였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빈말에 기재하고자 하였으나 행사行事에 나타내는 것이 깊고 간절하여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만 못하다.’ 하였다.”
○ 《색은索隱》에 이르기를 “공자孔子의 말씀은 《춘추위春秋緯》에 보인다.” 하였다.
도道는
용用 아님이 없고
용用은
도道 아님이 없으나 《
시경詩經》과 《
서경書經》은
도道에 나아가
용用을 미루었으니
注+살펴보건대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은 이제二帝와 삼왕三王이 행한 도道를 기재하였으니, 도道에 나아가서 용用에 미루는 것이 아닐 듯하다.도道를 위주하여 말하였으므로
도道를 실은 글이라 하였고, 《
춘추春秋》는
용用에 나아가
도道를 밝혔으니
용用을 위주하여 말하였으므로
성인聖人의
용用이라 한 것이다.
《
시경詩經》과 《
서경書經》은
약방문藥方文과 같아서 진실로 병을 다스릴 수 있고, 《
춘추春秋》는 병에 따라 약을 쓰는 것과 같아서
시비是非와
득실得失이 더욱 깊고 간절하여 분명하게 드러난다.
注+살펴보건대 본문本文의 뜻은 빈말에 기재하는 것이, 행사行事에 기재하는 것이 깊고 간절하여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요, 시비是非와 득실得失이 깊고 간절하여 저명著明함을 말한 것이 아니다. 또 병病을 인하여 약藥을 쓴다는 내용 아래에 곧바로 시비득실是非得失을 뒤섞어 말하였으니, 문장의 뜻이 또한 분명치 못하다.
62-2 중첩하여 말한 것이 있으니,
정벌征伐과
회맹會盟 같은 따위이다.
注+익헌益軒이 말하였다. “혹은 정벌征伐하고 회맹會盟하는 유類가 자주자주 보임을 말한 것이니, 비록 한 때의 일이 아니지만 각기 다른 의의意義가 있는 것이 아니요, 또 정벌征伐 두 글자를 가지고 나누어 중첩한 것도 아니다.”
책을 이루고자 한다면 형편상 모름지기 이와 같이 하여야 하니, 일마다 각각 다른 뜻을 찾아서는 안 된다.
다만 한 글자라도 다름이 있거나 혹 상하上下의 글이 다르면 뜻도 모름지기 달라야 한다.”
〈《정씨유서程氏遺書》에 보인다. 이하도 같다.〉
[張伯行 註] 《춘추春秋》의 뜻은 분별하여 보아야 할 것이 있고, 또한 굳이 분별하여 볼 필요가 없는 것이 있다.
그 사이에 말이 중복되고 글자가 중복되어서 회맹會盟과 정벌征伐을 기록한 따위에 혹은 열국列國의 군주君主와 대부大夫들을 자세히 열거하고 혹은 연월일시年月日時와 지역地域과 일을 부연설명하기도 하였는데, 책을 이루어 후인後人들이 보기에 편리하게 하려고 하면 형편상 이와 같이 하지 않을 수 없어서이니, 굳이 각기 다른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천착穿鑿하는 것이다.
그리고 글자를 놓는 법에 차이가 있고 상하上下의 문장文章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말하면 여予‧탈奪과 포褒‧폄貶하는 의례義例가 내포되어 있으니, 모름지기 분별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배우는 자가 신묘하게 하여 밝힘에 달려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