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先生이 每讀史到一半에 便掩卷思量하야 料其成敗然後에 却看하시되 有不合處어든 又更精思러시니 其間에 多有幸而成, 不幸而敗라
今人은 只見成者는 便以爲是하고 敗者는 便以爲非하나니 不知成者煞有不是하고 敗者煞有是底니라
古今事에 善者當成하고 惡者當敗는 理數感應에 自然之符라
故先生讀史到一半에 看其行事如何하야 便掩卷以思하야 據理懸斷然後에 看到終局하시니 大約不出所料者 十居六七이라
其有當成而敗하고 當敗而成하야 不如吾料면 則吾之所謂善惡者 恐認不眞하야 須更再三精思하야 灼見其理之所以然이라
至於氣機不齊하고 人事難定하야 幸不幸之間에 理亦果有不能料者하야는 先生究以理爲衡하시니 此先生格致之學也라
今人은 無識하야 但據見成하니 豈知幸而成者를 奸雄不得藉口하고 不幸而敗者를 聖賢不以易節이리오
論是非하고 不論成敗니 成者不必皆是요 敗者不必皆非라
67. 〈이천선생伊川先生이 말씀하였다.〉
“명도선생明道先生은 언제나 역사책을 읽으시다가 한 절반에 이르면 곧 책을 덮고서 생각하고 헤아려 그 성패成敗를 예측한 뒤에 다시 보시되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또 다시 정밀하게 생각하곤 하셨는데, 그 사이에는 요행으로 성공한 자도 있고 불행으로 실패한 자도 많았다.
지금 사람들은 다만 성공한 자를 보면 곧 옳다 하고, 실패한 자를 보면 곧 그르다 하니, 성공한 자도 대단히 옳지 못한 부분이 있고 실패한 자도 대단히 옳은 부분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고금古今의 일(사적) 중에 선善한 자는 마땅히 성공하고 악惡한 자는 마땅히 패망함은 이치와 운수가 감응함에 자연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생은 역사책을 읽다가 절반에 이르면 행한 일이 어떠한가를 살펴보고서 곧 책을 덮고 깊이 생각하여 이치에 근거해서 미리 성패成敗를 예측한 뒤에 종국終局에 이르곤 하셨는데, 대체로 예측한 바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10에 6, 7이었다.
그리고 마땅히 성공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실패하고, 마땅히 실패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성공하여, 자신이 예측했던 것과 같지 않으면 자신이 생각했던 선善과 악惡이 진실되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모름지기 다시 재삼 정밀하게 생각해서 그 이치理致의 소이연所以然을 분명히 알았다.
기기氣機(氣의 기능)가 똑같지 않고 인사人事가 정해지기 어려워 요행과 불행의 사이에 이치가 또한 예측할 수 없음에 이르러서는 선생은 끝내 이치를 기준으로 삼았으니, 이는 선생의 격물치지格物致知의 학문이다.
지금 사람들은 식견이 없어서 단지 현재 이루어진 것만을 근거로 삼으니, ‘요행히 성공한 것을 가지고 간웅奸雄들이 구실로 삼지 못하고, 불행히 실패한 것을 가지고 성현聖賢들이 절개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시是‧비非만 논하고 성成‧패敗는 논하지 말아야 하니, 성공한 자가 반드시 다 옳지는 않고 실패한 자가 반드시 다 그르지는 않다.
이러한 방법으로 역사책을 읽어야 비로소 가슴속에 천고千古의 역사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