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月에 趙王勒이 大享群臣할새 謂徐光曰 朕可方自古何等主오 對曰 陛下의 神武謀略이 過於漢高하야 後世에 無可比者니이다
朕
이 若遇漢高祖
인대 當北面事之
하야 與韓, 彭比肩
이요 若遇光武
인대 當
竝驅中原하야 未知鹿
注+[釋義]史記蒯通曰 秦失其鹿에 天下共逐之러니 高才(材)疾足者 先得焉이라한대 註云 以鹿喩帝位也라하니라死誰手
라
大丈夫行事
를 宜
礌落落
注+[釋義]礌는 與磊通이라 韻會에 落字下註云 磊落은 魁𥗬貌라하니라하야 如日月皎然
이요 終不效曹孟德, 司馬仲達
이 欺人孤兒寡婦
하야 狐媚以取天下也
니라
勒雖不學이나 好使諸生讀書而聽之하고 時以其意로 論古今得失하니 聞者莫不悅服이러라
嘗使人讀漢書라가 聞酈食其勸立六國後하고 驚曰 此法은 當失이어늘 何以遂得天下오
及聞留侯諫
注+[釋義]留侯는 張良也니 諫立六國後 其不可者八하니라하고 乃曰 賴有此耳
라하니라
이 謂人豈不自知
리오하니 信矣
나 而未知知人之不易也
라
光武之於漢高는 猶武王之於文王也어늘 勒謂遇漢高면 卽與韓, 彭比肩이요 遇光武면 則當竝驅中原이라하니 是는 以光武爲韓, 彭之流니
〈高帝는 開四百餘年基業하고 石勒은 肉未及冷에 妻子已不能保어늘 徐光이 乃謂神武謀略이 過於漢高라하니 主有侈心에 臣進諛說하니
함화咸和 7년(임진 332) - 조趙나라 건평建平 3년이다. -
정월에 조왕趙王 석륵石勒이 여러 신하들에게 크게 연향宴享할 적에 서광徐光에게 이르기를 “짐朕은 옛날의 어떤 군주에 비교할 만한가?” 하니, 대답하기를 “폐하의 신무神武와 모략謀略이 한漢나라 고조高祖보다 뛰어나서 후세에 비할 만한 자가 없습니다.” 하였다.
석륵石勒이 웃으며 말하기를 “사람이 어찌 자신을 알지 못하겠는가.
짐朕이 만약
한漢나라
고조高祖를 만났으면
북면北面하고 섬겨서
한신韓信‧
팽월彭越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을 것이요, 만약
광무제光武帝를 만났으면 함께 말을 몰고
중원中原을 달려서 사슴
注+[釋義]《사기史記》에 괴통蒯通이 말하기를 “진秦나라가 사슴을 잃자 천하가 함께 쫓았는데, 재주가 높고 발이 빠른 자가 먼저 잡았다.” 하였다. 주註에 이르기를 “사슴으로 황제의 자리를 비유한 것이다.” 하였다.이 누구 손에 죽었을지 알지 못하였을 것이다.
대장부大丈夫는 일을 행하는 것을 명백하고 시원하게 해서
注+[釋義]뇌礌는 뇌磊와 통한다. 《고금운회거요古今韻會擧要》에 낙자落字 아래의 주註에 이르기를 “뇌락磊落은 뛰어난 모양이다.” 하였다. 마치 해와 달처럼 분명하게 할 것이요, 끝내
조맹덕曹孟德(曹操)과
사마중달司馬仲達(司馬懿)이 남의 고아와 과부를 속여 여우처럼 홀려서 천하를 취하는 것은 본받지 않겠다.” 하니,
여러 신하들이 모두 머리를 조아리며 만세를 불렀다.
석륵石勒은 비록 배우지 않았으나 제생諸生들로 하여금 책을 읽게 하고 듣기를 좋아하였으며 때로는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고금古今의 득실得失을 논하니, 듣는 자들이 기뻐하고 복종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일찍이 사람을 시켜 《한서漢書》를 읽게 하다가 역이기酈食其가 육국六國의 후손을 세우기를 권하는 대목을 듣고 놀라 말하기를 “이 방법은 잘못되었는데, 어떻게 천하를 얻었단 말인가?” 하였다.
그러다가
유후留侯(張良)가 간했다
注+[釋義]유후留侯는 장량張良이니, 육국六國의 후손을 세움에 불가한 점 여덟 가지를 간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비로소 말하기를 “이 사람이 있음에 힘입은 것이다.” 하였다.
“석세룡石世龍이 이르기를 ‘사람이 어찌 자신을 알지 못하겠는가.’라고 하였으니, 이 말이 옳으나 사람을 알기가 쉽지 않음은 알지 못하였다.
광무제光武帝가 한漢나라 고조高祖에게 있어서는 무왕武王이 문왕文王에 있어서와 같은데, 석륵石勒이 이르기를 ‘내가 한漢나라 고조高祖를 만났으면 한신韓信‧팽월彭越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여 섬겼을 것이요, 광무제光武帝를 만났으면 나란히 중원中原을 치달렸을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광무제光武帝를 한신韓信과 팽월彭越의 부류로 여긴 것이다.
고제高帝는 4백여 년의 기업基業을 열었고 석륵石勒은 죽어서 시신이 채 식기도 전에 처자식이 이미 목숨을 보전하지 못하였는데, 서광徐光이 도리어 석륵石勒을 칭찬하여 신무神武와 모략謀略이 한漢나라 고조高祖보다 낫다고 말하였으니, 군주가 사치한 마음이 있음에 신하가 아첨하는 말을 올린 것이다.
나라를 장구하게 전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