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酉] 〈梁天監十六年이요 魏肅宗孝明帝詡熙平二年이라〉
四月
에 梁
이 詔以宗廟用牲牢
注+[頭註]牛羊豕曰太牢요 羊豕曰小牢니 牢는 閑防也라는 有累
하니 宜皆以麪爲之
하라하니
於是
에 朝野諠譁
하야 以宗廟去牲
은 乃是不復
이라호되 梁主竟不從
하다
仁者는 以其所愛로 及其所不愛하고 不仁者는 以其所不愛로 及其所愛하나니 仁不仁之辨은 義與利之間也라
伏羲作綱罟하고 舜焚山澤하고 禹驅龍蛇하고 周公驅虎豹犀象하시니 夫豈不仁哉아
鳥獸魚鱉이 由是咸若하고 山川鬼神이 亦莫不寧하니 是之謂以其所愛로 及其所不愛라
梁武帝
는 不以生類爲藥
하고 不以犧牲爲祀
하고 不以仙人鳥獸之形爲衣
하니 其設心
이 豈誠仁恕
注+[頭註]梁天監十六年에 勅太醫하야 不以生類爲藥이라 又詔曰 文錦不得爲人獸之形하라하니 爲其裁翦이 有乖仁恕라리오
然
이나 一有利取國之心
이면 至弑二君
注+[頭註]二君은 東昏侯寶卷, 和帝寶融이라, 殺六寶
注+[頭註]寶晊, 寶玄, 寶夤, 寶攸, 寶嵩, 寶貞이라而不之恤
하고 一有利守國之心
이면 作浮山堰
注+[頭註]魏降人이 陳計하야 堰淮水以灌壽陽하니 梁主發徐, 揚民二十萬하야 築之하다하야 以灌壽陽
하야
緣百里內老少皆役하야 負者肩穿하고 寒暑疾疫에 死者相枕이러니
一日潰決에 緣淮數十萬이 盡葬魚腹하야 顧雖鷄犬이라도 不得寧也하니 是之謂以其所不愛로 及其所愛也라
以義而殺이 不害其爲仁이요 以利而不殺이 不免爲不仁이니 仁不仁之效는 義與利之別而已니라
정유(517) - 양梁나라 천감天監 16년이고, 위魏나라 숙종肅宗 효명제孝明帝 원후元詡의 희평熙平 2년이다. -
4월에
양주梁主가 명령하여
종묘宗廟의 제사에 희생
注+[頭註]소와 양과 돼지를 태뢰太牢라 하고 양과 돼지를 소뢰小牢라 하니, 뇌牢는 짐승을 가두어 놓는 우리이다. 을 사용하는 것은
명도冥道에 방해가 되니, 마땅히 모두 밀가루로 희생 모양을 빚어 대신하라고 하였다.
이에 조야朝野가 의론이 분분하여 종묘宗廟의 제사에 희생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로 다시는 혈식血食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하였으나 양주梁主는 끝내 이 말을 따르지 않았다.
“인仁한 자는 사랑하는 바를 미루어 사랑하지 않는 바에까지 미치고 불인不仁한 자는 사랑하지 않는 바를 미루어 사랑하는 바에까지 미치니, 인仁과 불인不仁의 분별은 의義와 이利의 차이일 뿐이다.
복희씨伏羲氏는 그물을 만들어 짐승과 물고기를 잡았고, 순舜임금은 산과 늪에 불을 놓아 금수를 몰아내었고, 우왕禹王은 용과 뱀을 몰아내었고, 주공周公은 범과 표범과 무소와 코끼리를 몰아내셨으니, 그 마음이 어찌 불인不仁해서였겠는가.
그 마음씀을 미루어 근원해 보면 바로 만물萬物이 본성本性을 이루고 생민生民들이 편안히 살게 하고자 해서일 뿐이다.
새와 짐승과 물고기와 자라가 이로 말미암아 모두 순하게 살고 산천山川과 귀신鬼神이 또한 편안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이를 일러 사랑하는 바를 미루어 사랑하지 않는 바에까지 미친다고 하는 것이다.
양梁나라
무제武帝는 생명이 있는 것으로
약藥을 만들지 않고, 희생으로 제사 지내지 않고, 비단에 신선과
조수鳥獸의 모양을 수놓아 옷을 만들지 않았으니, 그 마음씀이 어찌 참으로 어질고 너그러워서였겠는가.
注+[頭註]不以生類爲藥……豈誠仁恕:양梁나라 천감天監 16년(517)에 태의太醫에게 명령을 내려 생명이 있는 것으로 약藥을 만들지 못하게 하였다. 또 명령을 내리기를 “무늬 있는 비단에 선인仙人과 조수鳥獸의 모양을 수놓지 못하게 하라.” 하니, 옷을 재단할 때에 비단 위에 있는 사람과 조수의 무늬가 가위에 잘리는 것이 인서仁恕의 도리에는 어긋난다고 생각해서였다.
불씨佛氏의 말을 믿어서 장래의 복과 보답을 바란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한번 나라를 취하는 것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자 심지어 두 군주
注+[頭註]두 군주는 제齊나라 동혼후東昏侯 소보권蕭寶卷과 화제和帝 소보융蕭寶融이다. 를 시해하고
육보六寶注+[頭註]육보六寶는 소보질蕭寶晊‧소보현蕭寶玄‧소보인蕭寶夤‧소보유蕭寶攸‧소보숭蕭寶嵩‧소보정蕭寶貞이다. 를 죽이면서도 돌아보지 않았고, 한번 나라를 지키는 것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자
부산언浮山堰注+[頭註]북위北魏에서 항복해 온 자가 계책을 올려 회수淮水에 제방을 쌓아 수양성壽陽城에 물을 댈 것을 청하니, 양주梁主가 서주徐州와 양주揚州의 백성 20만 명을 동원하여 제방을 쌓았다. 을 만들어
수양성壽陽城에 물을 대게 하였다.
그리하여 백 리 안의 늙은이와 젊은이들이 모두 부역해서 등짐을 지는 자들이 어깨가 헐어서 살이 뚫리고 추위와 더위와 역병에 죽은 자가 서로 이어졌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둑이 터지자 회수淮水 연안에 있는 수십만 명이 모두 물고기 밥이 되어 비록 닭과 개라도 편안할 수가 없었으니, 이를 일러 사랑하지 않는 바를 미루어 사랑하는 바에까지 미친다고 하는 것이다.
의로움으로 죽이는 것이 인仁이 됨에 해롭지 않고, 이익으로 죽이지 않는 것이 불인不仁이 됨을 면치 못하니, 인仁과 불인不仁의 효험은 의義와 이利의 구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