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文公綱目은 祖春秋之筆하니 其文則史요 而義則經也라
正統丙辰秋七月에 上命集賢殿副校理臣李季甸金汶等하야 曰 凡爲學之道는 經學爲本이니 固所當先이라
頃旣撰資治通鑑訓義하고 又欲因此書倂註綱目하야 以惠後學하노니 爾等其勉之하라하시다
於是에 季甸等이 參酌增損하고 撮其要語하야 逐節分附하야 凡所去取를 悉稟睿斷이라
繼而命集賢殿副校理臣李思哲修撰臣崔恒等하야 讐校하고 三閱歲而書成이라
第其舊鑄는 字樣稍密하야 上慮春秋高則難於觀覽하야 令晉陽大君臣瑈書大字하야 新鑄之하고
以新字爲綱하고 舊字爲目하며 又以卷帙重大로 或釐爲上中下하고 或爲上下하야 摠一百四十有九卷을 將使模印하야 以廣其傳이라 遂命臣序之라
臣義孫竊謂史籍之行于世者多矣나 莫詳於通鑑而莫要乎綱目하니 實天下萬世之龜鑑也라
然其諸儒註釋이 頗有詳略하고 且相牴牾하야 固未易遍觀而折衷이라
恭惟我主上殿下天縱聖學으로 潛心經史하사 萬機之暇에 繙閱二書하사대 參究諸註之異同하야 俾歸于一하고 毫分縷析하야 粲然可考하니 誠史書之大全也라
讀者苟能仰體聖訓하야 先明經學하고 然後博之於通鑑하야 約之以綱目이면 則本末兼該하고 內外融貫하야 而庶不縿乎明體適用之學矣리라
倘或躐等而徒務於涉獵이면 則豈吾聖上倡明道學垂世立敎之美意哉아
正統三年戊午冬十一月日에 中訓大夫 集賢殿直提學 知製敎 經筵侍讀官 臣 柳義孫은 拜手稽首 謹序하다
주문공朱文公의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은 《춘추春秋》의 필법筆法을 본받았으니, 그 글은 사서史書이지만 그 뜻은 경서經書이다.
(1436) 가을 7월에
상上께서
집현전集賢殿 부교리副校理 신臣과
등에게 명하기를, “무릇
학문學問하는 방법은
경학經學이 근본이니, 진실로 마땅히 먼저 공부해야 한다.
그러나 단지 경학經學만 공부하고 사학史學에 정통精通하지 않으면 그 학문學問이 넓지 못할 것이다.
사학史學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자치통감강목》 1책과 같은 것이 없다.
지난번에 이미 《자치통감훈의資治通鑑訓義》를 찬술하였는데, 또 이 책으로 인하여 《자치통감강목》까지 아울러 주해註解하여 후학後學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니, 너희들은 그것에 힘써라.” 하였다.
이에 이계전 등이 참작參酌하여 증손增損하고 그 요긴한 말을 뽑아 절목節目에 따라 나누어 붙이되, 무릇 버리고 취하는 것을 모두 여쭈어서 임금의 재가를 받았다.
계속하여
집현전부교리集賢殿副校理 신臣과
수찬修撰 신臣 등에게 명하여
교정校正하게 하여, 3년이 지난 뒤에 책이 이루어졌다.
다만 그 예전에 만든
활자活字는 글자 모양이 조금 조밀하였는데, 상께서 춘추가 많아지면 보기가 어려울 것을 염려하여
로 하여금
대자大字를 쓰게 하고 이를 새로
주조鑄造하였다.
새 글자로 강綱을 적고 옛 글자로 목目을 적게 하였으며, 또 권질卷帙이 무겁고 큰 것을 혹은 상중하上中下로 만들고 혹은 상하上下로 만들어 모두 149권을 장차 인쇄하여 세상에 널리 전하게 하려고 마침내 신臣에게 명하여 서문序文을 짓게 하였다.
신臣 유의손柳義孫이 생각하건대, 사적史籍이 세상에 통행된 것이 많으나 《자치통감資治通鑑》보다 상세한 것이 없고 《자치통감강목》보다 요긴한 것이 없으니, 실로 천하天下 만세萬世의 귀감龜鑑이다.
그러나 제유諸儒의 주석註釋은 자못 상세하고 간략한 것이 있고, 또한 서로 모순矛盾되기도 하여 진실로 두루 보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다.
삼가 생각하건대, 우리 주상전하主上殿下께서는 하늘이 내신 성학聖學으로 경학經學과 사학史學에 잠심潛心하여 만기萬機를 살피는 여가에 두 책을 읽고 여러 주석註釋의 이동異同을 참조하고 연구하여 하나로 통일시키고 세밀하게 분석分析하여 분명하게 고찰하게 하였으니, 진실로 사서史書의 대전大全이다.
이를 읽는 사람이 진실로 성상聖上의 교훈敎訓을 우러러 본받아 먼저 경학經學을 밝히고 난 후에 《자치통감》으로 학문을 넓히고 《자치통감강목》으로 요약要約한다면, 본말本末이 겸비兼備되고 내외內外가 융통融通되어, 본체本體를 밝히고 사용使用에 적합한 학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만일 혹 엽등躐等을 하여 한갓 섭렵涉獵하는 데 힘을 쓴다면, 어찌 우리 성상聖上께서 도학道學을 창명倡明하여 세상에 전하는 가르침을 세운 아름다운 뜻이 되겠는가.
훗날에 이 책을 보는 사람은 마땅히 스스로 깨우치고 살펴야 할 것이다.
(1438) 겨울 11월 일에
중훈대부中訓大夫 집현전직제학集賢殿直提學 지제교知製敎 경연시독관經筵侍讀官 신臣은 손을 모아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삼가
서문序文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