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目]
조趙나라
주보主父가
장자長子 장章을
대代에 봉하고
注+① 공자公子 장章의 호號를 안양군安陽君이라 하였다.전불례田不禮로 하여금 돕게 하였다.
이태李兌가 비의肥義에게 말하기를 “장章은 무리를 모아 크게 되려고 하고, 전불례는 잔인하게 죽이고 교만하니, 두 사람이 서로 힘을 합하면 반드시 음모陰謀가 있을 것입니다.
그대는 책임이 무겁고 세력이 커서 난亂이 시작되는 곳이며 화禍가 모이는 곳입니다.
그대는 어찌 병을 핑계대고 두문불출杜門不出하지 아니합니까.
그렇게 하면 재앙의
계제階梯(발단)가 되지 않는 것이 또한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注+② 화제禍梯는 ‘화계禍階(재앙의 계제)’라는 말과 같다.라고 하니, 비의가 말하기를 “옛날 주부(武靈王)께서
왕王(惠文王)을 저에게 부탁할 때에 이르기를 ‘너의 법도를 변하지 말고 너의 생각을 바꾸지 말며, 한마음을 굳게 지켜서 너의 일생을 마쳐라.’
注+③ 이而는 너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두 번 절하고 받아서 기록하여 두었습니다.
注+④ 적籍은 기록이다.
이제 전불례가 해코지할까 두려워하여 내가 기록한 것을 잊는다면 변함이 어느 것이 더 크겠소.
속담에 이르기를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더라도 산 사람이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注+⑤ 진晉나라 헌공獻公이 해재거자奚齋車子를 사랑하여 순식荀息을 스승으로 삼게 하였다. 헌공獻公이 병이 들어 장차 죽게 되었을 때, 순식에게 말하기를 “선비가 어떻게 하여야 믿을 수 있다고 하겠는가.”라고 하니, 순식이 대답하기를 “죽은 사람을 다시 살아나게 하더라도 산 사람이 그 말에 부끄럽지 않다면 믿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라고 하였으니, 나는 나의 말을 온전하게 하려고 하니 어찌 내 몸을 온전하게 할 수 있겠소.”라고 하였다.
비의가
신기信期에게 말하기를
注+⑥ 신信은 음이 신申이고, 또 본음대로 읽으니, 성姓이다. “
공자公子 장章과
전불례田不禮는 말은 착하지만 실상은 악하고, 안으로 주부의 마음을 얻고 밖으로 포학하니, 명령을 사칭하여 하루아침의 목숨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注+⑦ 득주得主는 공자公子 장章이 주보主父에게 동정을 받음을 말한다. 교矯는 속이고 핑계 대는 것이니, 주부의 명령을 사칭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부터 왕을 찾는 자가 있거든 반드시 나를 만나라고 하십시오.
앞으로 내가 먼저 만나서 탈이 없다고 판단한 뒤에 왕께서 들어갈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때에
오왜吳娃(惠文王의
모母)가 죽었기 때문에 왕(혜문왕)은 주부의 총애가 시들해졌다.
注+⑧ 왜娃은 어가於佳의 절切이다. 오吳나라와 초楚나라에서는 미녀美女를 왜娃라고 한다. 오왜吳娃는 바로 오광吳廣의 딸로 맹요孟姚이다. 이弛는 음이 시豕이니 활시위를 풀어놓는 것이다.
일찍이 신하들에게 조회를 받을 적에 주부가 곁에서 살펴보다가 옛
태자太子가 실의한 표정으로 도리어
북면北面하여 자기 동생에게 복종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으로 가련하게 여겨서
注+⑨ 뇌傫는 력추力追의 절切이다. 뇌연傫然은 뜻을 얻지 못한 모습이다.조趙나라를 나누어
장章을
대代에서 왕이 되게 하려고 하였으나 계획을 결정하지 못하였다.
趙나라 主父가 沙丘宮에서 餓死하다
주부와 왕이
사구沙丘로 놀러 갔을 때
궁宮을 달리하여 거처하였다.
注+⑩ 사구대沙丘臺는 주紂가 만들었다.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 “사구沙丘는 거록군鉅鹿郡 거록현鉅鹿縣의 동북쪽에 있다.”고 하였다. 이궁異宮은 궁을 달리하여 거처함이다.
공자 장과 전불례가 난亂을 일으켜 주부의 명령이라 속이고 왕을 부르니, 비의가 먼저 들어오자 그를 죽였다.
공자 성과 이태가 병력을 일으켜서 반란을 막았다.
注+⑪ 거距는 거拒(막다)와 같다.
공자 장이 패하여 주부에게 달려가니 공자 성과 이태가 인하여 주부의 궁宮을 포위하여 공자 장과 전불례를 죽이고 그 무리를 없앴다.
공자 성과 이태가 서로 모의하여 말하기를 “공자 장 때문에 주부를 포위하였으니 즉시 병력을 해산하면 우리들이 죽임을 당할 것이다.”라고 하며, 마침내 포위하고 명령하기를 “
궁중宮中 사람으로 나중에 나오는 사람은 죽일 것이다.”
注+⑫ 영令(명령하다)은 역정力政의 절切이다.라고 하였다.
주부가 나가려고 하여도 나갈 수가 없어서 참새를 잡아먹었는데, 석 달여 만에 굶어 죽었다.
注+⑬ 구鷇는 거후居候의 절切이다. 새 새끼가 태어나서 어미 새가 음식을 먹여주기를 기다리는 것을 구鷇라고 하는데, 제비와 참새의 종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