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目] 대장군大將軍(곽광霍光)이 황제에게 아뢰고 부개자傅介子를 보냈는데, 부개자가 황금과 폐백을 많이 가지고 가면서 소문을 퍼뜨리기를 ‘이번의 사행使行은 외국에 물건을 하사하기 위한 것이다.’ 하였다.
누란국樓蘭國에 이르자, 국왕國王이 한漢나라의 물건을 탐하여 만나러 왔다.
부개자는 그와 함께 앉아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는,
국왕國王에게 “
천자天子께서 나를 시켜
왕王에게 은밀히 말씀을 전하게 했다.”
注+〈“사보왕私報王”은〉 은밀히 왕王에게 타이르는 바가 있음을 이른다. 하니,
왕王이 일어나 부개자를 따라 장막 안으로 들어왔다.
장사壯士 두 사람이 뒤에서 그를 찔러 마침내 그의 머리를 베고, 파발마를 달려 대궐에 와서 북쪽 대궐 아래에 그의 머리를 매달아놓았다.
그리고
한漢나라에 와 있던 누란왕의 아우
위도기尉屠耆(위제석)을 세워
왕王으로 삼고는,
注+도기屠耆은 음이 제석除析이니, 위도기尉屠耆(위제석)은 이름이다. 나라 이름을 고쳐
선선鄯善이라 하고, 그를 위하여
국왕國王의
인장印章을 전각하여 주었다.
注+아래의 위爲(위하다)는 거성去聲이다.
또
궁녀宮女를 하사하여
부인夫人으로 삼고
거기車騎와
치중輜重을 구비해주었으며,
승상丞相이 백관을 거느리고
횡문橫門(광문) 밖까지 전송하고는
조도제祖道祭를 지내어 환송하였다.
注+조祖는 길을 떠날 때 길의 노신路神에게 제사하는 것이다.
왕王은 자청하기를 “나라 안에 이순성伊循城이 있는데, 이 성城은 토지가 비옥하고 좋습니다.
원컨대 한漢나라에서 한 장수를 보내어 둔전屯田을 하여 곡식을 저축하게 하고, 신臣으로 하여금 한漢나라의 중重한 위엄에 의지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이에
한漢나라는 관리와 병사를 보내 이순성에 둔전을 하여
진무鎭撫하게 하고, 부개자를 봉하여
의양후義陽侯로 삼았다.
注+《한서漢書》 〈백관표百官表〉에 “의양후義陽侯는 남양南陽의 평씨平氏를 식읍食邑으로 하였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