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목目】 왕망王莽은 예전에 권력을 독점하여 한漢나라의 정권을 얻었던 일을 직접 경험하였으므로 직접 여러 가지 일을 총괄함에 힘썼고, 게다가 또 제도를 변경하기를 좋아해서 정사와 명령이 번잡하였다.
그리하여 마땅히 받들어 시행해야 할 일을 번번이 질정하고서야 비로소 시행하니, 먼저 할 일과 뒤에 할 일이 뒤섞여서 분명하고 깔끔하게 구분되지 못하였다.
注+질質은 질정함이다. “종사從事”는 일을 행함을 이른다. 예전의 일을 살피고 결정하기도 전에 뒤의 일이 다시 도래한 것을 “상승相乘”이라 이른다. “궤모憒眊”는 밝지 못한 것이다. 세渫는 음이 세世이니 깨끗함이다.
왕망은 항상 등불을 켜고서 날이 밝도록 일을 하였는데도 일을 다 감당하지 못하니,
상서尙書에서 이를 빌미로 간악한 짓을 자행하여 일을 정체시켰다.
注+간姦은 속임수와 거짓이다. 침寢은 정체시킴이니, 상서上書한 것을 상서尙書가 보고하지 아니하여 그 일을 은밀히 정체시킴을 이른다.
그리하여 글을 올리고 회보를 기다리는 자가 1년이 지나도록 〈도성을〉 떠나가지 못하였고, 군현郡縣에 구속되어 있는 자가 사면을 만난 뒤에야 나왔으며, 호위병이 3년이 되도록 교대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곡식을 사들이는 값이 항상 비싸서 변방의 병사 20여만 명이 옷과 음식을 현관縣官(관부官府)에 의뢰하여 해결하였다.
오원五原과 대군代郡이 더욱 그 해독을 심하게 입으니, 이에 일어나 도적이 되어서 수천 명이 무리를 지어 전전하다가 부근의 군郡으로 침입하였다. 왕망이 군대를 보내 이들을 공격하여 1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평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