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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한漢나라에서 의논하는 자들이 대부분 말하기를 “흉노匈奴가 우리에게 폐해를 입힌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들이 혼란한 틈을 타서 군대를 일으켜 멸망시켜야 합니다.” 하였다.
“《춘추春秋》에 진晉나라 사개士匄(사게)가 군대를 거느리고 제齊나라를 침략하다가 제齊나라 임금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군대를 이끌고 돌아왔습니다.
군자君子는 그가
국상國喪이 있는 나라를 정벌하지 않은 것을 훌륭하게 여겼으니,
注+사개士匄는 진晉나라 대부大夫 범선자范宣子이다.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양공襄公 19년(B.C. 554)에 “제후齊侯 환環이 죽었는데, 이때 진晉나라 사게가 군대를 거느리고 제齊나라를 침공하다가 곡穀 땅에 이르러 제후齊侯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그대로 돌아왔다. ‘환還(돌아왔다)’이라고 한 것은 어째서인가? 좋게 여긴 말이니, 그가 국상國喪이 있는 나라를 정벌하지 않은 것을 훌륭하게 여긴 것이다.” 하였다. 이는 그 은혜가 충분히
효자孝子를 복종시킬 수 있고, 의리가 충분히
제후諸侯들을 감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에 악연구제선우握衍朐鞮單于(악연구제선우)가 교화를 사모하고 선善으로 향하여 화친을 청하다가 끝내 맹약을 받들지 못하여 불행히 적신賊臣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제 그를 정벌한다면, 이것은 난리를 틈타 흉노의 재앙을 다행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의리義理에 따라 군대를 동원하지 않아야 하니, 〈군대를 동원하면〉 수고롭기만 하고 공功이 없을까 염려됩니다.
그러니 마땅히 사신을 보내어 조문弔問해서 쇠약한 나라를 보조하고 재앙과 환란을 구원해주어야 할 것이니, 그렇게 한다면 사방의 오랑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모두 중국의 인자하고 의로움을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흉노가 은혜를 입고 선우單于의 지위를 회복하게 된다면 반드시 신臣이라 칭하고 복종할 것이니, 이는 덕德이 거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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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 한연수韓延壽가 소망지蕭望之를 대신하여 좌풍익左馮翊이 되었다.
소망지는 한연수가
동군東郡에 있을 적에
관전官錢 천여만
전錢을 방출하여 썼다는 말을 듣고
어사御史를 시켜 조사하게 하였다.
注+소망지蕭望之는 한연수韓延壽가 자기를 대신하여 풍익馮翊이 되어서 유능하다는 명성이 자신의 위에 있었으므로, 그를 시기하고 해치려 하여 죄와 법으로 모함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자 한연수는 즉시
부部의 관리를 데리고 소망지가
풍익馮翊으로 있을 적에
늠희廩犧 관전官錢 백여만
전錢을 방출하여 쓴 일을 조사하게 하였다.
注+좌풍익左馮翊의 관속에 늠희廪犧의 영令, 승丞, 위尉가 있었으니, 늠廪은 곡식을 보관하는 일을 주관하고 희犧는 희생犧牲을 기르는 일을 주관하였는데, 모두 제사祭祀에 바치기 위한 것이다.
소망지는 직접 황제에게 아뢰기를 “직책이 천하의 일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으므로 일을 듣고서 감히 묻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이로 인해 한연수에게 협박을 당하였습니다.” 하였다.
상上은 이로 말미암아 한연수를 정직하게 여기지 않고 각각 조사한 일을 끝까지 추궁하게 하였다.
소망지는 끝내 그런 사실이 없었고, 소망지가
어사御史를 보내어
동군東郡을 조사하게 한 결과, 한연수가
기사騎士를 열병하여
강무講武를 시험하던 날에 수레와 의복과
시위侍衛가 지나치게 사치하고 규정을 어긴 일 등 몇 가지 사실을 발견하였다.
注+“시기사試騎士”는 바로 이다.
마침내 한연수가 교활하고
부도不道한 죄에 걸려
기시형棄市刑을 받게 되었는데,
注+교狡는 오만함, 활猾은 어지러움이다. 관리와 백성 수천 명이 그를 전송하기 위해
위성渭城에 이르러서 수레바퀴를 잡고 다투어 술과 불고기를 올렸다.
注+주奏는 올림이다. 자炙는 음이 자柘이니, 불고기이다.
한연수가 아전들을 시켜 전송하는 자들에게 나누어주고 사례하니, 백성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