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효경원孝景園의 빈 땅을 도둑질한 죄에 걸린 것이다.注+이광李廣이 죽자, 상上이 조령詔令을 내려 양릉陽陵을 그의 묘지로 하사하였다. 마땅히 20묘畝를 얻어야 하는데, 이채李蔡가 3경頃(300묘畝)을 도둑질하여 차지하고 또 신도神道 밖에 있는 빈 땅 1묘畝를 도둑질하여 그 가운데에 장례하였다.
綱
[綱] 삼수전三銖錢을 없애고 오수전五銖錢을 주조하였다.
目
[目] 유사有司가 아뢰기를 “삼수전三銖錢이 너무 가벼워서 부정한 짓을 하기가 쉽습니다.” 하고서 오수전五銖錢을 주조하되 그 바탕에 주周郭(테)을 만들어서 갈아 없애고 녹일 수 없게 할 것을 청하였다.注+동전의 둘레를 곽郭이라 하니, 문양이 망가져도 모두 남아 있게 한 것이다. 용鎔은 음이 용容이니, 녹인다는 뜻이다.
綱
[綱] 급암汲黯을 회양태수淮陽太守로 삼았다.
目
[目] 이때에 백성 중에 돈을 몰래 주조하는 자들이 많았는데, 초楚나라 지역이 더욱 심하였다.
이에 급암汲黯을 불러 초楚나라 지역인 회양태수淮陽太守에 제수하자, 급암은 상上에게 눈물을 흘리며 다음과 같이 청하였다.
“신臣은 전전하다가 죽어 시신이 도랑에 메워져서 다시는 폐하陛下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었는데, 뜻밖에 다시 거두어 등용하시니,注+지난해에 급암汲黯이 법에 걸려 면직되었다. 신은 항상
이 있어서注+여기서 구句를 뗀다. 힘이 군郡의 일을 감당하지 못합니다.注+역力은 근력을 이른다.
신은 원컨대 중랑中郞이 되어서 궁중에 출입하면서 임금의 잘못을 보완해드리고 빠뜨린 것을 주워드리고자 하니, 이것이 신의 소원입니다.”注+옷을 기워 완전하게 함을 보補(기움)라 하니, 군주에게 과오가 있으면 신하가 진언을 하여 완전하게 해서 끝내 과오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습拾은 줍는다는 뜻이니, 군주에게 빠진 것이 있으면 신하가 주워드려서 끝내 빠진 것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상上은 말하기를 “그대는 회양淮陽을 하찮게 여기는가?
내 곧바로 군君을 부를 것이다.注+박薄은 가볍게(하찮게) 여김을 이른다. 금今은 바로 지금이라는 말과 같으니, 〈“금소군今召君”은〉 금일今日이 지난 뒤에 즉시 군君을 불러오겠다는 말이다.
다만 회양淮陽의 관리와 백성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므로, 내 다만 그대의 중重한 위엄을 얻어 누워서 다스리려는 것이다.”注+“불상득不相得”은 서로 편안(화합)하지 못하여 제자리를 잃음을 말한 것이다. 도徒는 다만이다. 중重은 위엄이 중重한 것이다. 하였다.
“나는 버림받고 쫓겨나 군郡에 있게 되었으니, 조정의 의논에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注+예與(참여하다)는 예預로 읽는다.
어사대부御史大夫장탕張湯은 지혜가 충분히 간언諫言을 막을 수 있고 속임수가 충분히 나쁜 것을 꾸밀 수 있으며, 교묘하고 아첨하는 말과 변명하고 계산하는 말을 힘써서,注+삭數는 계산하여 세는 것이다. 천하를 위하여 올바르게 말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임금의 뜻에 아첨합니다.
그리하여 임금의 뜻이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이면 인하여 훼방하고, 임금의 뜻이 하고자 하는 것이면 인하여 칭찬하며, 일을 일으키기를 좋아하고 법조문을 농간하며, 안으로는 속임수를 품어 군주의 마음을 이용하고, 밖으로는 나쁜 관리들을 끼고서 큰 위엄을 삼으니, 그대가 구경九卿의 지위에 있으면서 일찍 말하지 않으면 그대도 그와 함께 형륙刑戮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식은 감히 말하지 못하였는데, 장탕이 실각하자, 상上이 이식에게 죄를 물어 벌을 내렸고, 급암으로 하여금 제후왕諸侯王의 정승의 질록秩祿으로 회양淮陽에 있게 하였는데, 10년 동안 재임하다가 죽었다.注+제후왕諸侯王의 정승은 군수郡守 위에 있으니, 질록秩祿이
“만일 무제武帝가 공손홍公孫弘을 대우한 벼슬로 동중서董仲舒를 대우하고, 장탕張湯을 물리치고 급암汲黯을 어사대부御史大夫의 직책에 있게 했더라면, 마땅히 군주를 보도輔導하고 좋은 계책을 건의하며 간諫하여 만류하고 바로잡는 효험이 있어서 공렬功烈에 대한 하자 또한 다소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말하기를 “정호鼎湖는 호현湖縣에 있다. 옛날 황제黃帝가 수양산首陽山에서 동銅을 채취하여 호현湖縣에서 솥을 주조하고 인하여 정호鼎湖라고 이름하였는데, 한漢나라 무제武帝가 여기에 궁궐을 세웠다.” 하였다.
상군上郡에 한 무당이 있었는데 병을 앓다가 귀신이 내렸다.注+본래 일찍이 병을 앓다가 신神이 내렸으므로 무당이 된 것이다. 하下는 신神이 내려 몸에 붙은 것이다.
상上이 그녀를 불러다가 감천궁甘泉宮에 두고 제사하게 하였는데, 병이 낫자 일어나 감천궁甘泉宮에 행차하여 수궁壽宮에서 술자리를 베푸니,注+수궁壽宮은 신神을 받드는 궁宮이다. 깃털로 만든 깃발을 펼치고 음식을 진열하여 신군神君에게 예禮하였다.신군神君은 얼굴을 볼 수가 없고 그의 말만 들을 수 있었다.
상上은 사람을 시켜 그의 말을 받아쓰게 하고 이것을 ‘화법畫法(획법)’이라고 이름하였는데,注+신군神君은 바로 병을 앓은 무당의 신神이다. 화법畫法은 계책을 세우는 법法이다. 그가 말한 것은 세속에서 아는 것이고 크게 별다른 것이 없었으나, 상上은 마음속에 홀로 좋아하였다.
이때 상上이 갑자기 일어나 감천궁에 가면서 우내사右內史의 경내를 지나갔는데,注+졸卒(갑자기)은 졸猝로 읽는다. 길이 대부분 닦이지 못하였다.
상上은 노하여 말하기를 “의종義縱이 내가 다시는 이 길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는가?” 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품었다.注+함銜은 품음이니, 마음속에 품어두고서 잘못(원망)으로 여긴 것이다.
역주
역주1丞相蔡有罪自殺 :
“몸이 재상이 되어 百僚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마침내 宗廟의 園地를 스스로 도둑질하였으니, 그 죽음이 마땅하다. 《資治通鑑綱目》에 ‘죄가 있다.[有罪]’고 썼으니, 진실로 기타 죄 없이 살해당한 자와 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身爲宰相 師長百僚 乃自盜宗廟園地 其死宜矣 書曰有罪 固非其他無罪見殺者之比也]” 《發明》
역주2狗馬의 질병 :
자기 병에 대한 겸칭으로, 신하가 임금에 대하여 자기를 狗馬로 낮추어 지칭한 것이다.
역주4眞二千石 :
中二千石과 같은 말로 매월 俸祿이 180斛이어서 연봉이 2,160石이며, 二千石은 매월 봉록이 120斛이어서 연봉이 1,440石이며 比二千石은 매월 봉록이 100斛이어서 연봉이 1,200石이었는바, 中二千石의 中은 滿의 뜻이다. 漢나라는 九卿의 품계가 中二千石이며 郡守와 제후국의 정승[相]은 二千石이었으므로, 二千石은 일반적으로 지방관인 守‧相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