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今立藁草并上
注+立, 謂創制也. 文草曰藁.하오니 曰 單于不忘漢恩
하고 追念先祖舊約
하여 欲求和親
하여 以輔身安國
하니 計議甚髙
라
爲單于嘉之
注+先祖舊約, 謂呼韓邪舊約也.하노라 往者
에 匈奴數有乖亂
하여 呼韓邪, 郅
自相讐隙
이러니
竝蒙孝宣皇帝垂恩救護라 故로 各遣侍子하고 稱藩保塞라
其後에 郅支忿戾하여 自絶皇澤이로되 而呼韓附親하여 忠孝彌著러니 及漢滅郅支에 遂保國傳嗣하여 子孫相繼라
今南單于擕衆向南하여 欵塞歸命하고 自以呼韓嫡長으로 次第當立이어늘 而侵奪失職이라하여
猜疑相背하여 數請兵將하여 歸掃北庭하니 策謀紛紜하여 無所不至라
惟念斯言
을 不可獨聽
注+惟, 思也.이요 又以北單于比年貢獻
하여 欲修和親
이라 故
로 拒而未許
하니 將以成單于忠孝之義
라
漢秉威信하여 總率萬國하니 日月所照 皆爲臣妾이라
殊俗百蠻이 義無親疎하여 服順者褒賞하고 畔逆者誅罰하니 善惡之效는 呼韓, 郅支是也라
目
今單于欲修和親하여 欵誠已逹하니 何嫌而欲率西域諸國하여 俱來獻見고 西域國이 屬匈奴는 與屬漢何異리오
單于數連兵亂하여 國内虗耗하니 貢物을 裁以通禮니 何必獻馬裘리오
今齎雜繒五百匹
과 弓, 鞬, 韇丸一
과 矢四發
하여 遺單于
注+鞬, 居言切, 弓衣也. 韇, 徒谷切. 韇丸, 箭筩也. 發, 十二矢也. 射禮三而止, 每射四矢, 故以十二矢爲一發也. 一說 “四矢爲一發.”하고
又賜獻馬左骨都侯, 右谷蠡王雜繒各四百匹과 斬馬劍各一하노라
單于前言先帝時所賜呼韓邪竽, 瑟, 空侯皆敗
라하여 願復裁賜
注+竽, 女媧氏所作, 大於笙. 列管三十六於匏內, 施簧管端而吹之. 空侯, 字或從竹, 樂器也. 其形似瑟而小, 七絃, 用撥彈之, 如琵琶. 世本云 “空國侯所造.” 劉昫曰 “漢武帝使樂人侯調所作, 以祠太廟.” 或曰 “侯輝所作, 其聲, 坎坎應節, 謂之坎侯, 聲訛爲箜篌.” 裁, 量也, 裁賜, 謂量多少以賜也.호되
念單于國尙未安
하여 方厲武節
하여 以戰攻爲務
하니 竽瑟之用
이 不如良弓利劍
이라 故
로 未以齎
注+言不齎持往遺也.하노라
朕은 不愛小物하노니 於單于便宜所欲에 遣驛以聞하라한대 帝悉納從之하다
目
【
목目】
상上이 신하들을 크게 모아놓고 누가
태자太子의 사부가 될 만한 자인가를 물으니, 여러 신하들이
상上의 뜻을 받들려고 모두 태자의 외숙인
집금오 원록후執金吾 原鹿侯 음식陰識(음지)가 적임자라고 말하였다.
注+원록현原鹿縣은 여남군汝南郡에 속하였다. 가可는 맡길 만한 적임자임을 말한 것이다.
이에 박사 장일博士 張佚이 정색하고 말하기를 “지금 폐하께서 태자를 세우는 것은 음씨陰氏를 위해서입니까. 천하를 위해서입니까.
음씨를 위해서라면 음후陰侯를 사부로 두어도 되지만, 천하를 위해서라면 진실로 마땅히 천하의 현재賢才를 써야 합니다.” 하였다.
황제가 좋은 말이라며 칭찬하고 말하기를 “사부를 두고자 하는 것은 태자를 보필하기 위해서이다. 지금 박사가
짐朕을 바로잡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으니, 하물며 태자이겠는가.”
注+“불난정짐不難正朕”은 장일張佚이 짐朕을 바로잡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음을 이른다. 하고는
당일로 장일을
태자태부太子太傅로 임명하고
박사 환영博士 桓榮을
태자소부太子少傅로 삼고서
치거輜車와
승마乗馬를 하사하였다.
注+치거輜車는 의거衣車(휘장을 친 수레)이니, 병거輧車 중에 휘장을 둘러 가리고 뒤에 끌채가 없는 것을 치거輜車라 한다.
환영이 제생諸生들을 크게 모아놓고서 하사받은 거마車馬와 인수印綬를 진열하고 말하기를 “오늘 내가 입은 은혜는 옛 경전을 상고한 덕이니, 제생들은 학문을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目
【
목目】 지금 당장
초고草稿를 써서 함께 올리니
注+입立은 처음 만듦을 이른다. 글을 초草한 것을 고藁라 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우單于가
한漢나라의 은혜를 잊지 않고
선조先祖의 옛 약속을 추념하여 화친을 청해서 몸을 보호하고 나라를 편안히 하고자 하니, 계책과 의논이 매우 훌륭하다.
선우를 위하여 가상히 여기노라.
注+“선조구약先祖舊約”은 호한야呼韓邪와의 옛 약속을 이른다. 지난번
흉노匈奴에 자주
변란變亂이 있어서
호한야선우呼韓邪單于와
질지선우郅支單于가 서로 원수가 되어 틈이 벌어졌는데,
모두
효선황제孝宣皇帝께서 내려주신 은혜와
구호救護를 받았으므로
그 뒤에 질지선우가 분노하여 스스로 황제의 은택을 끊은 데 반해, 호한야선우는 귀부하고 친히 따라서 충성과 효도가 더욱 드러났었는데,
호한야선우가 마침내 나라를 보존하고 후사에게 지위를 전하여 자손이 서로 이어져왔다.
지금 남선우南單于가 여러 사람들을 데리고 남쪽을 향하여 변경에 와서 귀순하겠다 하고, 스스로가 호한야의 적장손嫡長孫이므로 마땅히 즉위해야 할 차례인데도 선우의 지위를 빼앗겨 잃었다 해서,
시기하고 의심하여 서로 배반해서 자주 한漢나라의 군대와 장수를 청하여 돌아가 북흉노北匈奴의 왕정王庭을 소탕하려 하니, 계책이 분분하여 이르지 못하는 바가 없다.
생각건대 이 말을 전적으로 들어줄 수 없고
注+유惟는 생각함이다., 또
북선우北單于가 해마다 공물을 바쳐서 화친을 닦고자 하므로 〈남선우의 요청을〉 거절하고 허락하지 않았으니, 이는 장차 북선우의
충효忠孝하는 의리를 이루고자 해서였다.
한漢나라가 위엄과 신의를 갖고서 만국萬國을 통솔하니, 해와 달이 비추는 곳은 모두 신첩臣妾이 된다.
풍속이 다른 여러 오랑캐들은 의리상 친소親疎의 구분이 없어서 복종하여 따르는 자에게는 포상을 내리고 반역하는 자에게는 주벌을 내리니, 선악善惡의 효험은 호한야선우와 질지선우가 이 경우이다.
目
【목目】 지금 선우單于가 화친을 닦고자 하여 정성이 이미 드러났는데, 무엇을 혐의하여 서역西域의 여러 나라를 거느리고 함께 와서 공물을 바치고 황제를 알현하려 하는가. 서역의 여러 나라가 흉노匈奴에 소속되는 것이 한漢나라에 소속되는 것과 어찌 다르겠는가.
선우는 수년 동안 병란이 이어져서 나라 안이 텅 비었을 터이니, 공물을 줄여서 예禮를 통해야 할 것이다. 어찌 말과 갖옷을 바칠 필요가 있겠는가.
이제
잡증雜繒 500
필匹, 활과 활집, 화살통 한 개와 화살 네
발發을 가져다가 선우에게 주고
注+건鞬은 거언居言의 절切이니 활집이다. 독韇은 도곡徒谷의 절切이니, “독환韇丸”은 화살통이다. 발發은 12개의 화살이다. 활 쏘는 예禮는 3번에 그치니, 매번 활을 쏠 때마다 4발의 화살을 사용하므로 화살 12개를 한 발發이라 한다. 일설에 “4개의 화살이 한 발發이다.” 하였다.,
또 말을 바친 좌골도후左骨都侯와 우녹려왕右谷蠡王에게 각각 잡증雜繒 400필匹과 참마검斬馬劍을 하나씩 하사하노라.
선우가 지난번에 「
선제先帝 때에
호한야선우呼韓邪單于에게 하사한
우竽와
슬瑟과
공후空侯가 모두 오래되어 망가졌다.」 하면서 다시 재량하여 하사하기를 원하였으나
注+우竽은 여와씨女媧氏가 만든 것이니, 생笙보다 크다. 36개의 관管을 박[포匏] 안에 진열하고 관의 끝에 황簧(진동판)을 달아서 분다. 공후空侯는 글자가 혹 죽竹 변을 따르기도 하니, 악기이다. 그 모습이 비파와 비슷하나 작으니, 현絃이 일곱 줄로 활을 사용해 타는 것이 비파와 같다. ≪세본世本≫에는 “공국후空國侯가 만든 것이다.” 하였고, 유후劉昫(유후)는 “한漢나라 무제武帝가 악인 후조樂人 侯調로 하여금 만들게 하였는데, 이것을 태묘太廟에 연주하여 제사했다.” 하였다. 혹자는 “후휘侯輝가 만든 것이니, 그 소리가 땅땅 절도에 맞아 감후坎侯라 했었는데, 음이 잘못되어 공후箜篌가 되었다.” 하였다. 재裁는 헤아림(재량)이니, “재사裁賜”는 많고 적음을 헤아려 하사함을 이른다.,
내 생각건대 선우의 나라가 아직 안정되지 못해서 한창 무력을 숭상하여 전쟁과 공격의 일에 힘쓰고 있으니,
우竽와
슬瑟의 용도가 좋은 활과 예리한 검만 못할 듯하다. 그러므로 이것을 주지 않노라.
注+〈“미이재未以齎”는〉 가지고 가서 주지 않음을 말한다.
짐朕은 작은 물건을 아끼지 않노니, 선우가 원하는 바를 편의에 따라 파발마를 보내 알리라.’ 하소서.” 황제가 그의 말을 모두 받아들여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