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目] 이때에
흉노匈奴가 자주 변경의 우환이 되자,
태자가령太子家令으로 있는
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注+태자가령太子家令은 첨사詹事에 속하였으니, 태자太子에게 소속된 창고의 곡식과 음식을 올리는 것을 주관하였다. 태자太子의 집을 가家라 칭하기 때문에 가령家令이라 한 것이다. 조鼂는 조朝의 고자古字이니, 세속에서는 조晁로 쓴다. 착錯는 음이 조厝이다.
“병법兵法에 ‘필승必勝의 장수는 있고 필승必勝의 병사는 없다.’ 하였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살펴보면 변경을 편안히 하여
공명功名을 세우는 것은 훌륭한 장수에게 달려 있으니, 잘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注+유繇(말미암다)는 유由로 읽는다.
신이 또 들으니 ‘용병用兵의 급선무가 세 가지이니, 첫 번째는 유리한 지형을 얻는 것이요, 두 번째는 병사들이 훈련을 익히는 것이요, 세 번째는 병기와 장비가 예리한 것이다.’ 하였습니다.
보병과 전차병과 기병,
궁노弓弩와 긴창, 방패와 짧은 창[
선鋋],
검劍과 방패를 쓰는 지역이 각기 마땅한 곳이 있으니, 그 마땅함을 얻지 못한 자는 혹 열 명이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하고,
注+모矛는 극戟의 등속이니 길이가 두 길이다. 선鋋은 음이 선蟬이니 쇠자루가 달린 짧은 창[모矛]이다. 병사들을 선발하여 훈련시키지 못하고 병사들이 무예를 익히지 못하였으면 백 명이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하고, 병기가 완전하고 예리하지 못하고 갑옷이 견고하고 치밀하지 못하고 쇠뇌가 먼 곳에 미치지 못하고 쏘아도 맞히지 못하고 맞혀도 깊이 들어가지 못하면 다섯 명이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병기[기계器械]가 예리하지 못하면 그 병사들을 적에게 그대로 주는 것이요,
병사들이 훈련되지 아니하여 쓸 수 없으면 그 장수를 적에게 그대로 주는 것이요,
장수가 병법을 알지 못하면 그 군주를 적에게 그대로 주는 것이요,
군주가 장수를 잘 가려 뽑지 않으면 자기 나라를 적에게 그대로 주는 것이다.’ 하였으니,
이 네 가지는 병법 중에 지극히 중요한 것입니다.
目
[目] 옛날 변경 고을을 만들어 적을 대비할 적에 다섯 가호를
오伍로 만들어서 10오에 한
이里가 있고, 4리에 한
연連이 있고, 10연에 한
읍邑이 있었는데, 어질고 재능이 있어서 백성들을 보호할 수 있으며 지형에 익숙하고 민심을 아는 자를 모두 가려 뽑아서 우두머리로 삼았습니다.
注+“유호有護”는 변방 고을을 잘 보호하는 유능한 자를 이른다.
그리하여 평상시에는 백성들에게 활 쏘는 법을 익히게 하고 출동하면 백성들에게 적에 대응하는 방법을 가르쳐서 훈련이 이루어지고 직업을 바꾸지 말게 하였습니다.
注+“물령천사勿令遷徙”는 저마다 그 직업을 지킴을 이른다.
이렇게 하면 〈오伍의 대원끼리〉 어려서는 함께 놀고 자라서는 함께 일하며, 야간 전투에서는 목소리를 들으면 서로 알아들어 충분히 구원할 수 있고, 주간 전투에서는 눈으로 서로 보면 충분히 얼굴을 알 수 있으며, 즐거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충분히 서로를 위해 죽을 수가 있으니, 이와 같이 하고서 많은 상賞으로 권면하고 무거운 형벌로 위엄을 보이면 병사들이 앞장서서 필사적으로 싸워 발길을 되돌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주시킨 백성들은 건장하고 재주가 있는 자가 아니면 다만 옷과 양식을 허비할 뿐이고 전투에 쓸 수가 없으며, 비록 재주와 힘이 있더라도 훌륭한 관리를 얻지 못하면 오히려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폐하께서
흉노匈奴와 국교를 끊고 화친하지 않으시니,
注+흉노匈奴가 적도狄道 지역을 침입해왔기 때문에 절교한 것이다. 신은 저들이 겨울에 남쪽으로 쳐들어올까 적이 의심되니,
注+의意는 의심함이다. 한 번 크게 다스리면 종신토록 징계될 것입니다.
注+창創은 초량初亮의 절切이니 징계한다는 뜻이다. 만약 한 차례 크게 군대를 일으켜 흉노匈奴를 응징하면 종신토록 징계되어 변방에 근심이 없을 것임을 보장하는 것이다.
위엄을 세우고자 할 경우에는 아교가 꺾일 정도로 굳어서 〈활과 쇠뇌를 사용할 수 있는〉 겨울철에 시작하여야 하니,
注+가을 기운이 이르면 날씨가 추워져 아교가 꺾일 수 있을 정도로 굳어서 활과 쇠뇌를 사용할 수 있으니, 흉노匈奴가 항상 이때를 절후로 삼아서 출병하였다. 저들이 쳐들어오는데도 우리가 저들을 곤궁하게 하지 못해서 오랑캐들로 하여금
기세氣勢를 얻고 돌아가게 한다면 뒤에 복종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注+“사득기거使得氣去”는 오랑캐들로 하여금 승리하여 뜻과 기운을 펴고 돌아가게 함을 이른다.